고구마 먹은 듯 답답함을 유발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치즈인더트랩’을 보면서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서강준 덕분이다. 김고은이 힘들 때면 어디선가 나타나 비타민 같은 미소를 보내는 그의 모습에 웃지 않을 자 누가 있을까.
지난 1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 9회에서는 오영곤(지윤호 분)과 손민수(윤지원 분), 그리고 남자친구 유정(박해진 분) 등 자신을 둘러싼 일들에 고민하는 홍설(김고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치즈인더트랩’은 사회의 축소판인 듯 캠퍼스 라이프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조별과제 무임승차, 동기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은 지나치게 현실적인 탓에 오히려 답답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이날은 김상철과 손민수와의 갈등이 폭발한 순간이기도 했다. 홍설은 이런 저런 핑계로 과제를 제출하지 않는 김상철을 명단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지만 과 사람들은 그를 매정하다고 몰아갔고, 자신을 따라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제까지 베낀 손민수의 일도 비슷하게 흘러갔다.
심지어 유정이 과거 자신과 오영곤을 엮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안 홍설은 ‘멘붕’에 빠졌다. 그 순간 홍설을 위로하고 시청자들을 웃게 만드는 것은 오직 백인호(서강준 분) 뿐이었다. 시험과 유정과의 싸움에 지친 홍설 앞에 나타난 인호는 “남친이랑 싸운 뒤 울화통 터질 땐 이게 직방이란다”라며 비타민 음료를 건넸다.
또한 홍설을 괴롭히는 오영곤을 보자마자 물불가리지 않고 튀어나가 그를 내쫓는 모습은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물론 그에게도 과거부터 계속된 유정과의 갈등, 통제불능 누나 백인하(이성경 분)라는 크나큰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무신경한 척 모든 것을 넘기는 그의 모습은 극의 전개에 비타민 같은 상큼함을 더한다.
겉으로는 거칠고 날카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여린 심성을 가진 면 역시 여심을 흔드는 요소 중 하나다. 만만치 않은 매력을 가진 유정과 백인호 중 누구를 응원해야할지 고민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
하지만 ‘치즈인더트랩’의 앞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갈등과 문제들이 다수 남아있다. 그 한 가운데에 놓인 홍설과 유정의 사이에서 백인호가 끝까지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치즈인더트랩’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