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암살'부터 '군함도'까지..독립군에 눈돌리는 충무로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2.02 16: 19

지난해 영화 '암살'이 천만 관객을 넘으며 1930, 40년대 이야기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일까, 일제시대 당시를 다루는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며 영화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내고 있다.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의 이야기를 다룬 '암살'의 흥행 성공에 이어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공유 등이 힘을 모은 영화 '밀정'의 제작 소식,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의 또 한 번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 '군함도', 그리고 1940년대 비운의 삶을 살았던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동주'까지, 충무로에서 속속 일제시대를 다룬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지난해 여름 개봉한 '암살'은 최동훈 감독과 하정우, 전지현, 이정재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작품. 특히나 지난해가 광복 7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였던 만큼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다룬 '암살'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바 있다.

사실 1930년대와 40년대, 즉 일제시대를 다룬 작품들은 그리 흥행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간의 정설. 영화 '아나키스트' 등 당시를 언급했던 영화들은 존재했지만 흥행에선 빛을 발하지 못했고 때문에 일제시대를 다루면 영화가 망한다는 속설이 생겨났을 정도였다.
하지만 '암살'이 그 반대도 가능함을 입증, 이후 마치 기다렸다는듯 일제시대를 다루는 영화들이 물밀듯 쏟아져 나오며 영화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우선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 공유 등과 함께 '밀정'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 '밀정'은 독립운동단체였던 의열단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얼마 전엔 상해로 건너가 촬영을 시작하기도 했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다. 군함을 닮았다해서 군함도라고 이름 지어진 군함도, 즉 하시마섬은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한 뒤 쓸쓸한 죽음을 맞게한 곳이기도 하다. 이번 '군함도'에는 황정민을 비롯해 송중기, 소지섭 등이 출연할 예정.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 명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룰 계획이다.
이준익 감독은 1940년대, 시인 윤동주와 그의 벗이자 라이벌이었던 송몽규의 이야기를 다룬 '동주'로 오는 18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어둠의 시대 속에서도 시인의 꿈을 품고 살다 간 윤동주의 청년 시절을 다룬 이번 작품에서 윤동주의 삶은 물론이거니와, 독립 운동을 위해 청춘을 바친 송몽규의 모습은 또 다른 울림을 안기고 있다.
이처럼 봇물 터지듯 등장하는 일제시대 소재들은 충무로가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나섰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간 조선시대를 다룬 사극으로 관객들의 구미를 당겼던 충무로는 사극이 아닌 또 다른 무언가를 개척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것이 바로 일제시대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동주'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 역시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와 1대 1로 대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만의 이야기의 보물 창고를 찾아가야 하는데 사극이 점차 식상해지는 부분이 있기에 그동안 이야기하지 못했던 시대를 이야기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이건 정말 당연한 흐름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trio8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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