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로 “여기에 설탕을 종이컵으로 반 컵, 이래야 맛이나쥬” 하기에 몰라봤다. 백종원 그가 설탕에 중독된 ‘슈가 보이’가 아닌, 진솔하고 진지한 요리연구였다는 사실을.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요리와 사랑에 빠진 ‘요리사랑가’일 것이다.
2일 오후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에서는 시즌1을 마무리하는 특집방송이 마련됐다. 이날 백종원은 “누구나 집에서 쉽고 맛있는 요리를 해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아빠가 '백선생' 보고 요리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참 보람차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TV출연은 보람과 함께 요리연구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굴욕 별칭을 안겨 주었다. 이에 대해 백종원은 “설탕을 많이 쓴다고 ‘슈가 보이’라고 불리는 것은 솔직히 억울하다. 집에 있는 재료로 맛을 내는 법을 전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뿐. 나는 설탕을 과하게 쓰지 않는다. 내가 만든 모든 음식이 단 것은 아니다”라며 강조했다.
친근한 ‘슈가 보이’ 가면을 벗은 백종원은 진지한 요리연구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그는 방송에서 쉽게 구경하기 힘든 돼지 발골 같은 난이도 높은 기획을 선보인 것에 대하여 “음식은 내부 구조를 알아야 자신감이 생긴다. 요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자신감”이라며 자신의 요리 철학을 전했다.
이어 “나도 요리학원은 딱 이틀 갔다. 요리 자격증을 따볼까하는 생각으로 갔더니 학원에서 배우는 음식은 ‘집 밥’이 아니더라. 그래서 정말 독학을 했다”며 “나의 모든 요리가 그런 시도로 완성됐다. 오믈렛 같은 건 원래 잘 하지 못했는데, 아내 소유진이 먹고 싶다고 하기에 달걀 두세 판으로 연습을 하면서 실력이 늘었다”고 로맨틱한 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종원은 방송 말미에 “라면 하나도 내가 먹겠다는 생각으로 끓이면 절대 실력이 늘지 않는다. 누군가 먹인다는 생각으로 끓이면 자기도 모르는 비주얼의 음식이 나온다. 거기에서 생기는 조그만 자신감 하나가 나의 음식 솜씨를 높여준다”며 요리실력을 키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을 알려줘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요리불능 네 남자의 끼니해결 프로젝트로 기획된 ‘집밥 백선생’은 보다 탄탄한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2월 9일 방송을 쉬고 새로운 출연진을 맞아들인다. 백종원의 잔류는 확정됐으며, 새롭게 제자로 합류할 출연진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legendssul1@osen.co.kr
[사진] '집밥 백선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