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아이돌 그룹 쥬얼리로 데뷔한 서인영이 올해 처음으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가수로 데뷔해 연기자로 발돋움하는 현재 아이돌의 관행에 비해 서인영의 행보는 다소 더뎠다고 볼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 속 화끈하고 솔직한 그녀의 모습이 더 익숙했고 무대 위 퍼포먼스를 보면 타고난 뮤지션으로서의 느낌이 강렬했다. 같은 멤버였던 박정아가 데뷔 후 2년 만에 SBS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로 연기를 먼저 시작한 것을 보면 서인영이 뒤늦게 연기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인 역시 노래에 대한 열정이 컸다고 밝혔기 때문에 사실 그 누구도 서인영이 연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서인영도 결국 연기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데뷔 후 14년 만에 도전한 첫 드라마는 MBC 수목극 ‘한 번 더 해피엔딩’. 서인영은 극중 걸그룹 엔젤스 출신으로 해체 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홍애란 역을 맡았다. 서인영은 마치 애란인 듯, 대사와 행동을 통해 솔직하고 꾸밈 없는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까지 발음이나 발성에는 미약하지만 첫 연기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스스로를 매개체로 메시지를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분석과 섬세한 감정 표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발표회에서 서인영은 “예전에 ‘우리 결혼했어요’를 찍을 때는 음악적인 욕심이 많았다. 그때는 음악을 열심히 하고, 연기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며 “근데 음악에 대한 배고픔을 품고 있을 때 이 작품의 제안이 들어왔고 대본을 보는 순간 딱 저와 잘 맞는 캐릭터였다”고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본인의 의지가 컸던 만큼 밤샘 촬영 현장도 이겨내며 촬영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수 출신 연기자는 신인배우에 비해 어색하지 않고 다양한 매력이 많다. 기존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리라.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드라마를 재미있게 시청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기 때문에 제작진 입자에서도 가수 출신을 좀 더 눈여겨보는 것이다. TV를 켜면 어떠한 형태로든 아이돌 출신 스타들이 우리의 시야에 잡히고 있으며, 드라마와 더불어 예능으로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이다.
서인영의 도전은 반갑다. 그동안 ‘센 언니’의 이미지를 가진 가수로서 10대 팬뿐 아니라 20~30대 여성들에게도 매력을 어필했는데 새로운 분야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최근엔 SBS 예능 ‘썸남썸녀’를 통해 본인만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주며 호감을 높이기도 했다. 새롭게 시작한 연기에서 그녀가 실력을 인정받고 향후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