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의 세계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언제 어디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배신의 향연이 전파를 탔다.
이날 '리멤버'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각각 하나씩 커다란 뒤통수를 맞아야 했다. 우선 첫 번째는 서진우(유승호 분)를 향한 탁영진(송영규 분)의 뒤통수.
마약 파티로 남규만(남궁민 분)를 잡지 못한 서진우는 마지막 수단으로 파티 당시 몰래 찍은 몰래카메라를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믿을 수 있는 탁영진 검사한테 넘길 것"이라며 남규만을 압박하려고 했다.
하지만 탁영진은 이를 들고 남일호(한진희 분)를 찾아갔다. 그는 자신에게 거액의 돈을 건네는 남일호 회장에게 "돈을 바라고 이런 건 아니다. 회장님의 동아줄을 잡고 싶다"며 야망을 드러내 보는 이들을 충격에 휩싸이도록 만들었다.
박동호(박성웅 분) 역시 뒤통수를 맞은 충격에 휘청거렸다. 그에게 충격을 안긴 주인공은 배 형사(김정석 분). 박동호는 찾아간 남일호의 집에서 배 형사를 만나게 됐고 충격에 놀란 동호에게 배형사는 "너희 아버지 일 때문에 나 이렇게 됐어. 살아야지 않겠냐"며 자신이 남일호의 손을 잡은 이유를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둘 보다 더 큰 충격에 휘청거리게 될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악행의 끝인 남규만. 이날 방송에서 남규만의 심복이었던 수범(이시언 분)은 남규만의 악행을 고백하며 배신을 예고했다.
수범이 남규만에게 등을 돌린 건 모두 남규만이 자처한 일이었다. 그간 남규만은 수범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동과 폭언을 일삼았고, 이날도 수범을 향해 "돈 때문에 내 옆에 있는 거잖아. 그럼 계속 내 옆에서 똥이나 닦아"라며 모욕적인 말을 했다.
수치심 속에서 괴로워하던 수범은 결국 남규만에게 등을 돌렸다. 그는 강석규(김진우 분)를 찾아가 "오정아(한보배 분) 사건에 나랑 남규만 이름이 없길 바란다고 했지. 미안하다"라며 살해 당시 사용된 무기를 석규에게 건넸다.
이와 함께 규만이 오정아를 살해했음을, 그리고 자신이 진짜 무기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 역시 고백하며 규만을 궁지로 몰아넣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한 회에 배신이 몰아닥쳤다. 거침없이 몰아치는 배신의 향연에 보는 이들의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 누가 누구의 편이고 누가 누구의 편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 방심할 순 없다. 또 누군가 크나큰 뒤통수를 칠지도 모를 일이고, 좋은 의미로 탁 검사의 또 한 번의 배신에 희망을 걸어볼 일이다. 결말까지 그리 멀지 않은 '리멤버'이지만 남은 시간 역시도 방심해서는 안 될, 여기는 '리멤버' 월드다.
한편 '리멤버'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는 변호사가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리멤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