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이대호, 시애틀과 1년 마이너 계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04 03: 09

시애틀, 이대호와 마이너 계약 공식 발표
MLB에 한걸음, 스프링캠프 생존이 급선무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꿨던 이대호(34)가 새로운 출발점에 선다. 시애틀과 계약을 맺고 진짜 도전을 시작한다.

시애틀 타임즈, 타코마 뉴스 트리뷴을 비롯한 미 언론들은 4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과 이대호가 1년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대호는 4일 구단 신체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애틀 구단도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대호와의 1년 마이너 계약을 알렸다. 스프링캠프 초대권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 12월 MLB 도전 의지를 밝혔으나 아직 새 팀을 찾지 못해 팬들의 애를 태웠던 이대호는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MLB 무대에 도전한다.
스프링캠프 초대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특별한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이 경우 개막 25인 로스터에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어 다소 험난한 여정이 될 수 있다.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지되는 등 복잡한 조항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 
만약 마이너리그 계약이 맞다면 스플릿 형태의 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시 일정 수준의 금액을 보장받고, 그 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조항이다. 기존 언론에 보도된 400만 달러는 이 조항을 모두 채웠을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계약을 맺은 것은 이대호 측이 그만큼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갖추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 2001년 롯데에서 KBO 리그에 데뷔한 이대호는 2006년 첫 리그 홈런왕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4번 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2010년에는 타율 3할6푼4리, 44홈런, 133타점을 기록하며 KBO 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의 대업을 남겼다. 이대호는 2011년까지 KBO 리그에서 뛰며 통산 1150경기에서 타율 3할9리, 225홈런, 809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2012년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2012년과 2013년 오릭스에서 활약한 이대호는 2014년 지구 최강팀 소프트뱅크로 이적했으며 지난 2년간 팀의 중심타선에서 맹활약하며 일본 리그에서도 정상급 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2015년에는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는 등 일본 통산 4시즌 동안 570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 98홈런, 348타점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의 1년 옵션 제안을 뿌리친 이대호는 MLB 도전에 나섰으며 지난해 12월 MLB 윈터미팅에 참가해 현지 분위기를 읽힌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MLB 진출을 타진해왔다. 유독 더디게 흘러간 MLB 야수 FA 시장의 흐름 탓에 예상보다는 훨씬 더 늦게 계약이 이뤄졌으나 어쨌든 꿈을 향한 발걸음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대호는 12월과 1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충실히 개인 훈련을 하며 MLB의 문을 두들겨왔다. 
시애틀은 현재 지명타자 포지션에는 홈런왕 출신인 넬슨 크루스가 버티고 있어 이대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다. 결국 경쟁자는 1루수인 아담 린드가 될 전망이다. MLB 통산 1102경기에서 타율 2할7푼4리, OPS 0.797, 166홈런, 606타점을 기록한 린드는 최근 트레이드로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통산 타율이 2할1푼3리, OPS 0.586을 기록해 우완 상대(타율 0.293, OPS 0.863) 성적과 큰 차이가 났다. 이대호는 린드의 이런 약점을 메울 후보다.
시애틀은 프리미어12 당시 스카우트를 파견해 이대호를 지켜본 팀 중 하나였으며 최근 애리조나 캠프에서도 이대호의 몸 상태를 꾸준하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헤수스 몬테로 등과 함께 우타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MLB 보장 계약이 아닌 만큼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해졌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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