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나래의 천적, 아킬레스건, 약점은 양세형, 양세찬 형제였다. 너무나 친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이 남자들은 '센 언니' 박나래를 쥐락펴락하며 방송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거기에 박나래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절친 장도연까지. 네 사람은 막장극 뺨치게 재밌는 개그 치정극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박나래는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 장도연이 양세찬과 '썸'을 암시하는 듯한 비화들을 밝히자 "소름끼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야기는 이랬다. 양세찬은 장도연 및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셨고, 너무 늦어 동료들의 집에서 자야했다. 이 때 장도연이 유독 자신이 혼자 사는 집에 와서 잠을 자고 가겠다고 했고, 그는 장도연의 의중을 알 수 없어 "혹시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이야기에 사색이 된 사람은 박나래였다. 양세찬을 짝사랑해 "장도연도 널 건드릴 수 없다"며 사랑 고백을 했다던 그는 "야, 장도연"이라고 부르며 생수를 마치 소주인 것처럼 병째로 벌컥벌컥 마셔 웃음을 줬다.
하지만 장도연의 고백은 계속됐다. 그는 양세찬과 양세형 형제가 '츤데레'처럼 잘 해줄 때가 있다며 "양세찬이 '남자들이 머리 해주는 거 좋아해?' 이래서 좋다고 했더니 얘기를 하면서 머리를 해 주는데 문득 유리창에 비친 내 표정이 웃고 있더라"고 양세찬에게 설렌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나래는 "너 정말"이라며 "이래서 머리가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실망감을 표했다. 박나래의 반응에 장도연은 눈치를 보면서도 "양세형한테도 '심쿵'한 적이 있다"며 자신의 식은 도시락을 드라이기로 따뜻하게 데워 준 양세형을 칭찬했다.
이처럼 종횡무진하는 '심쿵' 에피소드에 양세형은 급기야 "너희 둘, 우리 형제한테 뭐하는 짓이야?"라며 사각관계를 암시했다. 장도연은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또 다시 "양세찬 때문에 향수를 뿌렸다"며 말해 다시 한 번 박나래를 도발했고, 박나래는 "가지가지 해라 너"라고 경고를 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네 사람의 조합은 그야말로 웃음 폭탄이었다. 양세찬을 좋아하는 박나래, 함께 코너를 하는 장도연과 '썸'을 탄듯 한 양세찬, 자상한 행동으로 장도연을 설레게 했던 양세형까지. 서로 친밀함이 너무 커 할 이야기도, 장난도, 에피소드도 많았다.
사각 관계의 핵심인 양세찬은 '밀당' 아닌 '밀당'을 하기도 했다. 박나래에게 "요즘 들어 멋있어 보이는 게 있다. 말도 잘 안하고, 술자리도 안 갖고 그러니까 아우라도 생기고 멋있어 보인다"고 말해 박나래를 설레게 한 것. 그는 이내 "여자로 보이진 않고 멋지다"는 단서를 붙여 웃음을 줬다.
이처럼 네 남녀의 토크는 일과 일상을 공유하는 이들의 것이라 더욱 생생하고 재밌었다. 역대급 재미를 줬다는 이번 특집은 다음주에 한 회가 더 방송될 예정. 과연 개그맨 후배들을 아끼는 김구라의 바람처럼 네 사람은 '라디오스타' 출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라스클리닉-사랑과 전쟁 특집'으로 꾸며진 '라디오특집'에는 박나래, 양세찬, 장도연, 양세형이 출연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