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돌파’ 이대호, 韓-SEA 악연 끊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04 13: 00

백차승부터 김선기까지, 기대 부응 실패
추신수도 트레이드, 이대호 첫 성공 도전
상황이 여의치 않았지만 이대호(34, 시애틀)는 퇴로를 생각하기보다는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 선수와 시애틀 구단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시애틀은 4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발표를 통해 이대호와의 계약을 알렸다. 팬들이 기대했던 메이저리그(MLB) 보장 계약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너리그 계약에 스프링캠프 초대권이 담긴 계약이다. MLB 로스터에 진입하고, 그 후 걸려 있는 인센티브 조건을 모두 채울 경우 1년 400만 달러(약 49억 원) 정도의 계약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여정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앞서 MLB에 진출한 다른 선수들과는 계약 입지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 이대호는 오는 2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될 시애틀의 스프링캠프에 참여, 기존 25인 및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경쟁자들보다 나은 기량을 증명해 추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이너리그를 전전하거나 방출될 위험도 존재한다. 분명 큰 도박이다.
사실 한국 선수들과 시애틀의 인연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한국 및 일본 등 동아시아 시장에 비교적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팀이었지만 이치로, 사사키, 이와쿠마 등이 활약한 일본처럼 특별한 히트상품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몇몇 선수들은 MLB 무대에 오르지 못한 채 트레이드되거나 방출되기도 했다.
시애틀과 가장 첫 계약을 맺은 한국 선수는 1998년 백차승이었다. 계약금 129만 달러를 받은 백차승은 마이너리그를 거쳐 2004년 MLB로 승격했다. 하지만 시애틀에서의 MLB 생활은 순탄하게 풀리지 않았다. 2004년 2승, 2006년 4승, 2007년 4승까지 총 10승을 기록했으며 2008년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백차승은 샌디에이고에서 뛴 2008년 22경기에서 6승을 거뒀다. 다만 2008년이 MLB 경력의 마지막이었다.
이대호의 동기인 추신수는 2000년 계약금 137만 달러를 받으며 화려하게 시애틀에 입단했으나 포지션 경쟁에서 밀리며 결국 시애틀에서는 MLB 15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후 야구 인생의 꽃이 피었고, 2014년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라는 초대형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동안 뜸했던 시애틀과 한국 선수들의 인연은 2009년 최지만과 김선기가 각각 시애틀과 계약을 맺으며 이어졌다. 그러나 두 선수는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결국 나란히 방출의 쓴맛을 봤다. 특히 승격 가능성이 점쳐지던 최지만은 지난해 시범경기 당시 경기 중 발목에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시애틀 방출 이후 볼티모어와 계약을 맺었던 최지만은 올해 LA 에인절스의 룰5드래프트에 지명돼 새 야구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백차승 추신수와 같은 초특급대어도 시애틀에서는 기량이 만개하지 못했다. 최지만 김선기는 MLB 무대를 밟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한국 선수와 시애틀의 인연은 그렇게 좋은 기억이 없는 셈이다. 여기에 이대호는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 시애틀 생활을 시작한다. 이대호가 보란 듯이 이 악연을 날리며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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