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형 양세찬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태어난 ‘뼈그맨’ 같다. 형제가 모두 개그맨이 됐다는 것만 해도 놀라운 일인데 늘 산뜻한 모습으로, 입을 열 때마다 무슨 말을 할지 기대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웃기를 바라며 극한 몸 개그도 서슴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뼈그맨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그들의 개그 무대가 인기 높은 이유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 스타’는 라스 클리닉 사랑과 전쟁 편으로 꾸며지며, 양세형 양세찬 형제와 장도연 박나래가 출연했다.
이날 절친 박나래와 장도연, 형제 양세형 양세찬이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친한 사람들끼리만 나오는 그 편안함이 빛을 발한 것이다. 박나래는 양세찬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밝혔고, 그의 형인 양세형에게 먼저 고백한 뒤 연결을 시켜달라고 제안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박나래는 한 살 연하인 양세찬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반해 좋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양세형은 박나래가 자신에게 고백을 하는 줄 알고 크게 걱정했지만, 동생을 좋아한다는 말에 환호를 불렀다고. 그러면서도 동생을 감쌌다. “만약에 둘이 잘돼서 결혼을 하면, 할아버지 제삿날 박나래가 술에 취해 동그랑땡을 부치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너무 꼴불견이더라. 상상만 해도 오싹했다. 그래서 동생과의 만남 횟수를 3번에서 1번으로 줄였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박나래의 애정을 받은 양세찬은 “원래 이 누나가 주사가 굉장히 심한데 어느 날 제 앞에서 차분하게 대해서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며 “저를 보고 노래를 부르면 공포의 끝이다”라고 박나래가 본인을 짝사랑했음을 눈치 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나래의 주사를 흉내내 웃음을 배가시켰다.
양세형 앙세찬 형제가 박나래의 비화를 털어놓는 게 이날의 가장 큰 웃음 코드였는데, 그녀의 취중 사진이 공개돼 이목이 집중됐다. 술에 취해 맨발로 집에 찾아와 발에 비닐봉지를 씌워준 것, 정신을 차리지 못해 누군가의 부축을 받는 것 등의 사진으로 인해 ‘박나래 사진전’을 열자는 말까지 나왔다.
양 형제는 어느새 연륜이 쌓여 인지도가 높은 개그맨이 됐다. 한 번이라도 웃음을 주고 싶어 쉴 새 없이 달려온 두 사람이지만 이제 후배들에게 갈 길을 제시해줄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넘어지고 자빠지고 쓰러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부터 가만히 앉아 입으로만 웃기는 입담까지 모두 갖춘 개그 교과서다. 두 사람은 웃기겠다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못 할 게 없는 남자들인 것이다. 개그계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갈 양 형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