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의 청렴결백한 검사 송영규는 정말 변절한 걸까. 그렇게 믿었건만 유승호의 뒤통수를 거하게 친 송영규가 영화 ‘내부자들’에서 권력의 심장부를 타격하기 위해 ‘내부자’가 된 조승우처럼 또 다른 반전이 있기를 시청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서진우(유승호 분)가 남 씨 일가를 무너뜨리기 위해 뻔뻔한 살인자인 남규만(남궁민 분)을 구속시키기 위해 증거를 모으고 조준하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3일 방송된 15회는 남일호 회장(한진희 분)의 회유에도 진우와 박동호(박성웅 분)의 편에 섰던 탁영진 검사(송영규 분)가 일호에게 규만을 옭아맬 수 있는 결정적인 비리 증거를 넘기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영진은 앞서 14회에서 일호가 제안하는 달콤한 유혹을 단박에 거절하며 정의의 사도의 면모를 보였다. 그랬던 영진이 돌변해서 일호에게 규만의 비리 장부를 넘기고 “겨우 돈 때문에 이곳에 온 게 아니다. 회장님의 동아줄을 잡고 싶다”라고 굴복하는 장면은 이날 쉴 새 없이 펼쳐진 배신의 향연 중 하나였다. 동호를 돕던 형사도, 그리고 진우가 믿었던 검사 영진도 모두 돈과 권력의 편에 선 것처럼 보였다.
다만 시청자들은 영진의 또 다른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영진이 그동안 회유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던 검사이고, 이 모든 달콤한 제안을 뿌리치면서도 순간 흔들렸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갖춰 있어서 분명히 단순히 변절한 게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 많은 시청자들이 영화 ‘내부자들’에서 썩은 권력의 내부자가 돼서 진실을 파헤치고자 했던 우장훈 검사(조승우 분)를 떠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화에서 우장훈이 마지막에 악의 축들을 몰락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영진 역시 시원하게 사이다 복수를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리멤버’는 진우와 동호가 모두 남 씨 일가를 겨냥하며 든든한 복수의 축이 완성된 상태. 20회로 기획된 이 드라마가 남은 5회 동안 시청자들을 얼마나 통쾌하게 만들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리멤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