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가민가하며 보기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눈을 뗄 수 없다는 막장의 매력이 ‘라디오스타’에도 통했다. 특히 박나래와 양세형은 잠시의 쉴 틈도 주지 않는 웃음 폭격을 선사하는 활약으로 감히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아깝지 않도록 만들었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라스클리닉-사랑과 전쟁’ 특집으로 박나래, 양세찬, 장도연, 양세형이 출연했다. 이들은 일명 ‘뼈그맨’이라고 불리는 조합답게 단 한 순간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 꽉 채운 웃음 폭격으로 시청자뿐만 아니라 4MC까지 빵 터지게 만들었다.
가장 먼저 개그의 스타트를 끊은 것은 역시 ‘라디오스타’가 낳은 딸, 박나래. 그는 자신을 챙겨준 선배 김구라에게 고마움을 표시를 하고 싶다며 갑자기 테이블 위로 올라가 큰절을 올렸다. 특히 짧은 바지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그의 행동에 뒤에 있던 양세형이 물병으로 자체 모자이크를 해야 했다.
또한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양세찬을 향한 박나래의 애절한 짝사랑이었다. 그는 술에 취해 맨발로 옆동에 사는 양세찬의 집을 찾아갔다며 “다음 날 일어났더니 발에 검정 봉지가 씌워져 있더라. 양세형이 깔끔을 떤다. 발이 까마니 봉지를 씌웠다“라며 이마저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이어 그는 현재는 양세찬에 대한 마음을 확실히 정리했다고 말하면서도,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양세찬과 장도연의 모습에 질투심을 드러냈다. 이날 양세찬이 “장도연이 나에게 약간의 끼를 부린다고 생각했다”라며 술을 먹고 자신의 집에서 자고 간 일화를 말한 것. 이를 들은 박나래는 “야 장도연”이라고 눈치를 주며 “처음 들었다. 이래서 검은 털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박나래와 ‘웃음 케미’가 가장 뛰어났던 양세형과의 김치 따귀 사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먼저 박나래가 순댓국집에서 잠이 든 자신을 양세형이 김치로 따귀를 때리며 깨웠다고 폭로했고, 이에 양세형은 박나래가 술에 취해 자신의 재킷 주머니에 겉절이를 넣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화를 내면 도망갈 것이 뻔하니 ‘고맙다’며 김치를 얼굴에 묻혔다는 것.
이처럼 절친다운 거침없는 폭로와 개그맨다운 행동력을 보여준 두 사람은 이번 특집을 단연 역대급으로 올려놓으며 맹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이날 시청률 역시 지난 방송분(8.9%)보다 1.1%P 상승한 10.0%(전국 기준, 닐슨코리아)를 기록할 수 있었다. ‘라디오스타’에서 드러난 이 두 사람의 웃음 케미, 앞으로 더욱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