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해피엔딩’의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재채기했던 것을 놓치지 않고 기억해 감기약을 사오는 세심한 정경호,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늘 솔직하게 직진을 돌파해왔던 권율 사이에서 장나라는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고민에 빠진 것이 아닐까.
MBC 수목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 연출 권성창)은 서른이 훌쩍 넘어버린 1세대 요정 걸그룹 엔젤스 멤버들과 그리고 그녀들과 엮이는 바람에 다시 한 번 사랑을 시작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 미모(장나라 분)는 현재 재혼컨설팅 업체의 공동대표로 꽤 어린 나이에 어설픈 결혼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싱글이다. 슬슬 재혼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의 앞에는 꿈꿔왔던 왕자님인 해준(권율 분)과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수혁(정경호 분) 두 남자가 있다. 연애 중인 해준이 있는데, 수혁이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 것.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한 번 더 해피엔딩’에서는 수혁이 미모를 향한 마음을 더 이상 숨기지 않게 되면서 이들의 관계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발단은 이렇다. 사실 늘 그렇듯 여자 주인공이 철벽을 치고 굳건히 한 남자만 사랑하면 시청자도 갈라지지 않고 한 커플을 지지할 텐데, 오랜 시간 보아온 친구 사이라는 점은 파고들 점이 많다. 미모는 해준의 무심함에 한 차례 섭섭함을 토로한 상태였고, 수혁은 일상화된 세심함으로 그런 미모를 달랬다.
재채기했던 것을 기억해 늦은 밤 감기약을 사서 달려오고, 절뚝거리는 다리를 단번에 발견해 집까지 안아서 데려다주는 것은 물론 직접 찜질을 해주는 남자였다. 물론 미모가 원했던 세심함을 알고 그런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심쿵’했던 포인트다. 그렇지만 수혁은 해준과 친구 사이로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있는 상태.
해준도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은 지금까지 방송분에 대한 시청자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의 박력 넘치고 담백한 고백은 미모의 마음뿐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도 싹쓸이했다. 이번에도 미모와의 냉전을 직진으로 풀었다. 자신의 전처 연수(황선희 분)로부터 들었던 “고백 먼저 하셨죠? 늘, 부족할거다”는 말에 신경 쓰고 있었을 미모를 알고 귀마개를 선물했다. 필요 없는 말은 듣지 말라는 뜻이었다.
과거 미모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스티커들도 건넸다. 그리고 13년 전 그녀의 팬이었음을 고백했다. 요지는 “덕분에 태어나 처음으로 어느 걸그룹의 해체소식에 울분을 터트려보기도 하고 다시는 보지 못할 그 천사가 내가 근무하던 병원 응급실에 날아 들어왔다. 고맙다. 그때 나한테 용기 내줘서. 당신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다”는 것. 늘 해준의 고백들은 온갖 미사여구로 늘어놓는 말이 아닌 투박하지만 담백함이 묻어나있어 더욱 로맨틱했다.
이미 해준과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미모가 친구였던 수혁에게 자신도 모르게 설레고 있는 가운데 수혁까지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할 것이 예고됐다. 미모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besodam@osen.co.kr
[사진] '한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