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4’)는 가상 결혼을 다루는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다. 남녀 스타들이 가상 결혼이라는 구성 하에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통해 감동과 재미를 안기고 있다. 2008년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가상 결혼이라는 판타지가 안기는 호기심이 상당해 유사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나올 정도로 예능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출연자들이 예쁜 가상 결혼 생활을 이어오다가도 다른 사람과의 열애설이 나올 때마다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가상이라는 상황을 알면서도 빠져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선혜윤 PD는 2013년 8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다. 2년 6개월 동안 이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다양한 커플들의 희로애락을 담으며 ‘우결4’의 변치 않은 생명력을 책임지는 중이다.
-‘우결’이라는 프로그램의 인기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남녀간의 있을 법한, 그리고 변화하는 감정선이 ‘우결’에 담겨 있다. 좋을 때도 있지만 싸울 때도 있는 건데 ‘우결’에 희로애락이 있다. 결혼을 경험한 사람은 추억이 될 수 있고,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판타지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모두가 연관돼 있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사실 우리 프로그램보다 더 자극적으로 웃기는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있다. 연출자인 나조차도 커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때론 가슴도 아프기도 한다. 여러 감정을 느끼는데 시청자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우리 프로그램이 시청률은 높진 않지만 화제성이 좋아서 광고 판매율이 높고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연출자들은 기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아니다. 나도 사실은 연출하기 전까지는 ‘우결’을 보지 않았다.(웃음) 내가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데 ‘우결’은 유치할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내가 연출을 해보니 감정 이입이 되더라. 출연자들은 어떻게 보면 내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가상 커플들이 헤어지면 가슴이 텅 비는 느낌이다. 커플들이 만나고 친해지며 헤어지는 그 과정을 함께 지켜보다보니 헤어질 때마다 슬프다. 하차할 때마다 펑펑 울고 있다. 사실 하차하는 편집본을 4~5번 본다. 그때마다 계속 운다.(웃음) 내가 워낙 눈물이 많기도 하지만 출연자들이 내 새끼 같고, 내 자식 같아서 그렇다.
-출연자들과 제작진이 끈끈한 관계인 건가.
다른 프로그램보다는 좀 더 끈끈한 감정이 있다. ‘우결’에서 하차한 출연자들과 아직도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낸다. 밥도 같이 먹고 수다도 떨면서 정을 느낀다. 프로그램 촬영 중에 여러 가지 일로 마음고생을 하는 출연자들을 보면 또 눈물이 난다. 시청자들도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그 커플을 지켜보면서 감정 이입을 하면 재밌고 서운한 감정이 들 것 같다.
-출연자들이 함께 지내는 일상은 어떻게 흘러가는 건가.
출연자들과 제작진이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오거나, 아니면 출연자들끼리 무심결에 한 이야기들이 실현되는 경우가 많다. 출연자들과 첫 만남 때부터 하고 싶은 것을 많이 물어본다. 육성재 씨는 매번 우리에게 “왜 내가 하는 이야기들은 다 실현되는 거냐?”라고 말하기도 한다.
육성재 씨와 조이 씨는 아무래도 처음 경험하는 일이 많은 나이라서 일부러 더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현실화하는 일이 많다.(웃음) 성재 씨가 놀이동산 퍼레이드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것도 했다. 출연자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은 대부분 하고 있다. 그들이 농담으로 했다고 해도 제작진이 짓궂게 실천을 하면 재밌는 그림이 나오기도 한다.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방송되다 보니 반복되는 과정이 생길 수 있는데, 사람이 다르니깐 새로운 이야기가 되고 새로운 감정이 나오는 것 같다.
-출연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중에 기억나는 게 있나.
곽시양 씨와 김소연 씨가 최근에 복불복 여행을 했다. 곽시양 씨와 처음에 인터뷰를 했을 때 즉흥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무 것도 정하지 않고 버스 시간표만 보고 여행을 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우리도 해봤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버스터미널 하나 섭외했다.(웃음) 그 이후에는 SNS나 지인들이 하라는 대로 여행을 했다. 재밌게 나왔다. / jmpyo@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