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어벤져스라도 출동을 해야 할까. ‘리멤버’ 남궁민의 천인공노할 행보가 계속 되며 시청자들의 인내심을 자극하고 있다. '리멤버'가 일명 고구마 전개로 시청률이 쭉쭉 올라가고 있다. 한 사람을 무너뜨리기 위해 힘을 합쳤지만 자꾸만 요리조리 피해나가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 16회는 모두가 예상했지만 역시나 화가 머리 끝까지 나는 전개가 펼쳐졌다. 아직 드라마가 4회나 더 남아 있기에 이날 방송 역시도 남규만(남궁민 분)의 뻔뻔한 악행이 끝나지 않았다.
대기업 회장의 아들이자 돈으로 검찰이라는 사정 기관까지 움켜쥔 규만은 살인과 강간, 마약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규만은 죄책감도 없이 범죄 행각을 벌이고, 돈으로 죄를 덮는 인물. 매회 악행이 경신되며 시청자들은 규만이 처절하게 몰락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 드라마가 억울하게 죄를 덮어쓰고 사망한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규만과 대립하는 서진우(유승호 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결국에는 규만이 법의 척결을 받아 무너지는 결말이 될 터이다.
권선징악이라는 기본적인 이야기가 짜릿하고 통쾌하기 위해서 규만이 매회 지독하게 굴어야 한다. 그래서 규만을 연기하는 남궁민은 놀라운 연기력으로 ‘못돼 처먹은’ 규만이 시청자들에게 욕받이가 되도록 연기하고 있다. ‘분노 조절 지질이’라는 극중 별명대로 무섭고 강한 악역이 아니라 짜증을 유발하는 규만의 밉상 행동을 얄밉도록 잘 연기하고 있다.
아직 드라마가 4회가 남은 까닭에 중반 이후 이 드라마는 잡힐 것 같지만 자꾸 도망가고 법의 테두리망을 비웃는 규만의 극악무도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극의 전개상 어쩔 수 없는 장치이겠지만 보고 있노라면 분노와 짜증이 솟구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만큼 드라마가 몰입도 높은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안방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방증일 터다.
결국 진우와 박동호(박성웅 분)가 손을 잡고 두 사람을 도와 규만을 벼랑 끝으로 내몰 사람들이 뭉쳤지만 규만은 여전히 천하를 호령하고 있다. 영화 ‘어벤져스’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영웅들이 다 모여 절대악을 물리치는 이들을 어벤져스라고 부른다. 이 어벤져스들이 한국에 와도 반말을 찍찍 하며 종 부리듯 눈 앞에서 또 다른 범죄를 꾸밀 규만이가 오늘도 안방극장의 분노 지수를 높이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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