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인으로 봐야할까, 각별했던 선후배의 사이로 봐야할까? 분명한 것은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분위기다. '시그널' 조진웅과 김혜수 관계의 실체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를 확인해 가는 것도 이 드라마를 보는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에서는 15년 후에도 여전히 실종된 재한(조진웅 분)의 흔적을 쫓는 수현(김혜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수현은 남성의 시체가 발견됐다는 얘기를 듣고 NFS 특수부검실을 찾았다. 부검의는 "또 이분 때문에 오셨느냐"며 "그런데 어깨가 매끈하다. 오른쪽 어깨에 철심이 없다. 진짜 궁금해서 그런데 누굴찾나. 형사님 모솔인 거 유명하니까 애인은 아닐 것 아니냐"라고 말하며 수현이 그간 누군가의 시체를 찾아왔음을 암시했다.
수현이 찾고 있는 인물은 재한이었다. 해영(이제훈 분)이 찾은 재한의 자료에 '오른쪽 어깨에 철심을 받은 수술로 인한 흉터자국'이라는 특이사항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수현과 재한의 관계는 드라마 속 회상 장면에서 의미심장하게 그려지고 있다. 실종되기 직전 재한은 수현에게 "이번 주말 쯤이면 해결될 것 같다. 다 끝나고 그 때 얘기하자"며 뭔가를 말하려고 했었다. 또 두 사람은 함께 진양서의 모델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더불어 이날 방송에서도 수현과 재한의 첫 만남이 그려지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둘 사이의 묘한 화학작용을 감지하게 했다.
1995년, 수현은 재한이 일하고 있는 경찰서로 처음 발령을 받았다. 당시에는 여경을 위한 숙직실이 따로 없었고, 팀장은 남자 형사들이 쓰는 숙직실을 빼 수현에게 줬다. 하지만 그곳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재한은 이를 반대했고, 수현에게 달려가 "차수현 순경. 지금 입고 있는 그 옷이 무슨 뜻인지 압니까? 그 옷을 입는 순간부터 여자고 남자고 없다. 범인을 여자, 남자 따져가며 잡을 건가? 한 번 더 여자짓 하면서 민폐 끼치면 뒤진다. 알겠느냐?"고 으름장을 놨다. 결국 수현은 쫓겨났지만, 이는 2016년의 수현에게 둘 사이의 좋았던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다.
수현과 재한은 어떤 사이였을까? 두 사람은 사랑하는 관계였을 수도 있다. 혹 수현이 재한을 짝사랑 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많다. 재현을 향한 수현의 지고지순한 마음은 15년간 재한의 부친이 홀로 살고 있는 가게를 찾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시그널'은 과거를 바꾸면, 미래의 일들이 바뀔 수 있다는 규칙을 전제로 하는 드라마다. 재한의 죽음은 이미 예견 됐지만, 시청자들은 그가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살아남아 수현과 재회하는 날을 상상하기도 한다. 수현과 재한이 어느 시점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거기에 해영이 도움을 줄 수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작품. 매주 금, 토요일 오후?8시 30분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시그널'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