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주인공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전개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이 과감한 전개는 김은희 작가의 특기이자, '시그널'이 인기 있는 이유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 6회에서는 차수현(김혜수 분)이 납치 피해자를 구하려다가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는 내용이 그려졌다. 추리 수사극이라 반전이 등장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지만, 여주인공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전개와 이를 풀어갈 수 있는 탄탄한 대본은 단연 김은희 작가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물론 수현을 다시 살려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해영(이제훈 분)과 이재한(조진웅 분)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전을 통해 사건을 파헤치고, 이 과정에서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릴 수 있었다. '진범을 잡으면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말처럼 수현의 죽음 이후 해영과 재한이 어떤 수사를 펼치고 진범을 잡느냐가 수현의 부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1995년의 재한은 해영의 도움을 받아 대도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수현의 죽음에 시청자들 역시 당황함과 동시에 해영과 재한이 수현을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바뀐다'는 '시그널'의 규칙과 함께 김은희 작가의 전작 '유령'에서도 비슷한 반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인기리에 방송된 SBS 드라마 '유령'에서 김은희 작가는 초반부터 주인공 김우현(소지섭 분)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전개로 극을 이끌었다. 우현의 사고 현장에 있던 친구 박기영(최다니엘 분)의 페이스오프라는 반전 카드를 내밀면서 김은희 작가의 수사물다운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전개를 이어간 것. 배우 소지섭은 1인 2역을 소화해내면서 '유령'의 탄탄한 극본을 실감나게 연기해냈다.
물론 '유령'에서는 죽은 우현을 살려낸 것이 아닌 기영이 페이스오프로 죽은 우현인 척 살아가는 전개였지만, 시청자들이 주인공이라 여겼던 인물의 죽음이라는 과감한 이야기는 분명 꽤 신선한 요소였다. 이 신선한 전개를 이토록 매력적으로 살려낸 것이 바로 대본, 김은희 작가의 힘이었다.
'시그널'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전과 추리 수사물이라는 소재 자체가 매우 특별하지만, 김은희 작가는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전개를 이어가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수현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반전, 하지만 다시 살려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시청자들은 죽음보다는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해영이 수현을 살리기 위해 재한과 진범을 찾는 모습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유령'에서 죽은 우현을 페이스오프로 부활시켰던 김은희 작가, '시그널'에서는 여주인공 수현을 어떻게 다시 살려낼지, 또 어떤 충격적인 반전으로 재미를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seon@osen.co.kr
[사진]tvN,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