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설 특집극 '영주'가 단막극다운 먹먹한 감동을 안방에 선사했다.
7일 방송된 SBS 설 특집극 '영주'에서 영주(김희정 분)는 연예인이 되겠다며 아버지 만식(최민수 분) 몰래 가출했다. 하지만 서울 생활은 힘들었다. 누드사진까지 찍히며 연예계 밑바닥 생활을 경험했다.
결국 영주는 소속사 대표를 돌로 내려치고 금고를 털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3년 만에 집에 온 그를 보며 만식을 좋아하는 해숙(한은정 분)은 반겼다. 그러나 해숙을 대하는 영주의 태도는 냉랭했다.
그럼에도 해숙은 영주를 아꼈다. 영주의 누드사진이 퍼지자 시장 상인들과 몸싸움까지 벌이며 그를 감쌌다. 영주는 해숙에게 점차 마음을 열었다. 둘은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가는 등 한결 가까워졌다.
그러는 사이 서울에서 영주를 잡으러 왔다. 만식은 딸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두들겨 맞았다. 아빠를 살리려고 영주는 칼을 들었다. 순간 비극을 막고자 해숙이 온몸을 던졌다.
결국 해숙은 영주의 칼에 찔려 쓰러졌다. 하지만 이 사건은 둘 사이 관계 반전의 계기가 됐다. 해숙은 영주에게 미용기술을 가르치려고 치료비와 위자료 3억 원을 빌미로 자신 밑에 뒀다.
해숙이 영주를 살뜰히 챙긴 이유, 알고 보니 영주는 만식이 아닌 해숙의 친딸이었다. 해숙 역시 어렸을 때 영주처럼 연예인이 되겠다며 고향을 떠났고 남편도 없이 영주를 낳았다.
영주의 아버지에게 "가게와 해숙을 지켜 달라"는 유언을 받은 만식은 해숙을 찾았고 그의 딸을 홀로 키우게 됐다. 지금까지도 영주에게 비밀로 한 채 친딸처럼 기른 그다.
하지만 또 다른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숙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 이를 비밀로 한 채 해숙은 영주와 작별을 준비했다. 만식과 여행을 핑계로 입원하러 가는 길에 영주를 꼭 안았다.
그런 해숙을 향해 영주는 "아줌마, 아빠 체면도 있고 동네 사람들 눈도 있으니까 여행 갔다오면 엄마라고 부르는 거 생각해 볼게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해숙은 기뻤지만 "됐다. 너 같은 딸 내가 싫다"고 답했다.
투덜거리며 돌아선 영주는 뒤늦게 퍼즐을 맞췄다. 자신의 칼을 맞고, 자신에게 활짝 웃어 주고, 자신에게 기죽지 말고 씩씩하게 살라고 일깨워 준 해숙이 엄마라는 사실을. 영주는 떠나는 기차를 보며 "아줌마가 내 엄마가"라고 오열했다.
이후 해숙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영정사진을 보며 영주는 마음껏 엄마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엄마의 바람처럼 미용실을 물려받아 씩씩하게 살았다.
'영주'는 한때 자신이 버리려 했던 고향과 바꾸려 했던 이름에 대해 후회와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과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민수, 한은정, 김희정, 강남길, 박남현, 손하정, 오지영, 정영민 등이 출연해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comet568@osen.co.kr
[사진] '영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