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무대에서 홀로 마이크를 잡았다. MC 마이크가 아닌 노래하는 마이크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MC를 도맡는 그였지만 막상 혼자 노래하려니 떨리기 시작했다. 슈퍼주니어 강인의 이야기다.
7일 방송된 설 특집 MBC '일밤-복면가왕'에는 23대 가왕 자리를 노리는 8인의 대결이 펼쳐졌다. 장가가는 갑돌이, 시집가는 갑순이, 인생 모 아니면 도, 이상한 나라의 에이스, 지켜보고 있다, 사랑의 청사초롱, 여러분 대박나세요, 작년에 왔던 각설이 등이 '가왕'의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1라운드 마지막으로 '여러분 대박나세요'와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태진아의 '옥경이'를 들고 무대에 섰다. 건장한 체격의 두 남자는 원곡 못지않게 구성진 가창력으로 듣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탁월한 트로트 소화력에 판정단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특히 '여러분 대박나세요'는 잡기에도 능했다. 어떤 물건만 손에 쥐어줬다 하면 병뚜껑을 화끈하게 따냈다. 이를 본 연예인 판정단들은 붐을 떠올렸다. 그 역시 노래 실력은 물론 개인기가 출중한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여러분 대박나세요'는 탈락자로 선정됐다.
그는 고한우의 '암연'을 부르며 트로트 때와 또 다른 보컬의 매력을 발산했다. 진솔하면서 묵직한 그의 울림에 듣는 이들은 단숨에 매료됐다. 1라운드에서 떨어질 실력이 아니라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돈에 빠진 판정단의 앞에 강인이 등장했다.
그는 "데뷔 11년 만에 지상파에서 솔로 무대를 처음 서게 됐다. 가수 이미지보다는 다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시는 것 같아서 한번쯤은 제 노래를 먼저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나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인은 슈퍼주니에서 메인보컬 라인이 아닌데다 가수보다는 예능 이미지가 강했다. 또 철없던 시절 사고를 쳐 여전히 그를 향한 싸늘한 시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가수라는 사실과 노래 부를 수 있는 무대를 외면하지 않았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강인은 "슈퍼주니어는 팀 멤버가 많아서 파트가 길지 않다. 그래서 홀로 가면 안에서 자유롭게 노래했다. 직업이 가수이고 노래하는 게 일인데 너무 많이 잊고 살았다. 잃어버린 제 자신을 되찾아 가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그의 닉네임처럼 강인은 '대박'을 냈다. 반전의 목소리로 떠오른 강인. 그가 앞으로 부를 노래들이 더욱 기대가 된다.
'복면가왕'은 나이, 신분, 직종을 가면 뒤에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겨루는 미스터리 음악쇼다. /comet568@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