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시작됐다. 가족, 친지들과 모여 진하게 회포를 풀겠지만, 며칠간 계속되는 연휴를 함께 보내다 보면 얘깃거리가 떨어지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 그 때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편하고 쉬운 일은 영화를 보는 일이다. 올해 설 연휴도 영화를 보게 될 당신. 극장파와 TV파로 나눠 볼만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 극장 갈래
한국 영화, 외화 할 것 없이 다양한 장르가 기다리고 있다: '검사외전', '로봇, 소리', '오빠생각', '쿵푸팬더3',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캐롤' 등.
지금 가장 '핫'한 영화는 역시 '검사외전'(이일형 감독)이다. 황정민과 강동원의 만남 만으로도 화제를 초반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는 지난 3일 개봉 후 하루에 약 50만 관객을 동원, 4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통했다. 이는 '암살', '도둑들' 등 천만 영화와 같은 속도다. '검사외전'은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검사가 잘생긴 '꽃미남' 사기꾼과 손잡고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과 강동원의 화려한 콤비-플레이가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그 밖에도 가족들과 함께 볼만한 한국 영화로 '로봇, 소리'(이호재 감독)와 '오빠생각'(이한 감독)이 있다. 두 영화 모두 따뜻한 휴머니즘을 강조한 작품. '로봇, 소리'는 현대를 배경으로 인공지능로봇이라는 색다른 소재와 딸을 잃어버린 아빠의 부성애를 독창적으로 엮은 작품이고,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합창단을 꾸려 희망을 노래했던 어린이 합창단원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감성적인 작품이다.
'로봇, 소리'의 관전 포인트는 역시 주인공 이성민과 로봇 소리의 찰떡 호흡이다. 평범하고 무뚝뚝했던 아빠가 소리를 감별하는 능력을 가진 로봇과 함께 잃어버린 딸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생각 못 한 감동이 만들어진다. '오빠생각'의 경우, 실감 나는 전쟁 묘사와 이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다. 주인공 임시완은 tvN '미생' 속 장그래를 벗어내고 전쟁의 고통에 회의하고 고뇌하는 엘리트 군인 역을 진중하게 소화했다. 그뿐만 아니라 아역 배우 정준원과 이레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 열연으로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쿵푸팬더3'도 괜찮은 선택이다. 5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전작 '쿵푸팬더2' 못지않게 세번 째 시리즈도 흥행에 성공 중이다. 이번 시리즈는 주인공 포가 친부 리를 만난 후 맞닥뜨리게 된 우여곡절을 보여준다. 한국 성우들이 목소리를 입힌 더빙 버전과잭 블랙, 안젤리나 졸리, 성룡 등 할리우드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를 들을 수 있는 자막 버전이 동시에 상영되고 있다.
이 밖에도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와 '캐롤'은 오는 2월 말 열릴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즐기기 위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특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미리 봐둔다면, 그의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에 더 깊은 공감을 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술적 가치를 높이 쳐주는 영화들인 만큼 남녀노소 가족 모두에게 제일 나은 선택이 되기는 어렵다.
◆ TV 볼래
그동안 못 챙겨봤던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화제작들은 볼 기회다: '두근두근 내인생', '표적', '오늘의 연애', '극비수사', '장수상회'
,'국제시장', '스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미쓰와이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위플래쉬', '꾸빼씨의 행복여행' 등.
아빠 강동원을 보고 싶다면 7일 오후 11시 EBS에서 방송되는 '두근두근 내인생'을 추천한다. 어떤 배역을 맡아도, 뭘 입어도 '상업적'이라는 칭송을 듣는 강동원이 철없는 택시기사 아빠로 분해 선천성 조로증에 걸린 아들 아름(조성목 분)이와 반짝반짝 빛나는 가족애를 보여준다.
가족들과 함께 묵직한 감동과 웃음이 있는 영화를 보기 원한다면 '장수상회', '국제시장','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제격이다. 천만 영화 '국제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SBS에서 연이어 방송되는 두 영화에 주목할 만하다. 두 작품 모두 황혼기의 따뜻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 '장수상회'는 9일 오전 9시 10분에 SBS에서 방송되고, '국제시장'은 같은 날 오후 9시 40분 tvN에서 방송된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같은 날 오후 11시 15분, 역시 SBS에서 방송된다.
'표적', '오늘의 연애', '극비수사', '스물', '미쓰와이프' 등은 모두 개봉 당시 흥행에 성공했던 한국 영화들이다. 극장에서 못 보고 놓친 작품들이 있다면 골라서 보는 재미가 있을 수 있다. '표적'은 7일 오후 11시 40분 KBS 2TV에서, '오늘의 연애'는 8일 오후 9시 40분에 tvN에서, '극비수사'는 같은 날 오후 9시 50분 KBS 2TV에서, '스물'은 9일 오후 9시 50분 KBS 2TV, '미쓰와이프'는 10일 오후 11시 15분에 SBS에서 방송된다.
특히 '스물'은 명절 영화 중 유일한 청춘영화라는 점에서 돋보인다. 이 영화는 각기 개성과 매력을 가진 스무 살 동갑내기 세 친구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 작품으로 김우빈, 준호, 강하늘이 출연했다. 지난해 여름 개봉 당시 3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외화가 적긴 하지만, 방송되는 작품들 모두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지난해 개봉해 입소문을 탄 후 흥행에 크게 성공한 '위플래쉬'는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돼 있는 음악대학 신입생 앤드류(마일즈 텔러 분)가 최악의 폭군인 플렛처 교수(J,K. 시몬스)에게 발탁돼 그의 수업을 듣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학생을 광기로 몰아가는 플렛처 교수의 지독한 수업 방식과 그 속에서 변해가는 앤드류의 모습이 감각적인 재즈 음악과 조화를 이뤄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동시에 준다. 8일 오후 11시 40분 EBS에서 방송.
이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같은 날 오후 11시 10분 MBC에서'꾸빼씨의 행복여행'은 9일 오전 0시 3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osenstar@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