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다운 콜라보레이션이다. 가수와 시청자의 조합이 따뜻하고 푸근한 구정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낸 것. 축제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면서 흥을 돋운 것 역시 호응을 얻을 만 했다. 설 당일 방송된 ‘듀엣가요제’는 온가족이 함께 모여 시청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8일 방송된 설 특집 MBC '듀엣가요제'는 흥이 넘치고 따뜻했다. 민경훈, 지코, 휘인, 정은지, 솔지, 정준영, 홍진영은 일반인 시청자들과 팀을 이뤄 무대를 꾸몄고, 이 과정에서 볼만한 장면들이 대거 연출됐다.
시청률면에서도 대성공이다. 9일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전날(8일) 방송된 '듀엣가요제'는 9.8%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추석 특집이 기록한 7%에 비해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수치가 괜히 높았던 것이 아니다. 가수들과 일반인 참가자들은 무대뿐만 아니라, 만나는 과정에서부터 남다른 ‘케미’를 발산해내며 화기애애한 설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대성공을 거뒀다. 가수들은 영상을 통해 자신과 잘 맞을 것 같은 참가자를 선정, 그들에게 듀엣을 제안하는 형식으로 팀을 이뤘다. 이들이 파트너가 돼가는 과정부터 재미가 만들어진 셈이다.
발라드, 록, 힙합,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렀다는 것 역시 명절 프로그램다웠다. 온 가족 모든 세대들이 듣고 즐길 수 있을 만한 노래들이 등장해 가족을 한데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 여기에 7팀 7색의 무대는 다채로움을 더했다.
마마무 휘인과 여고생 래퍼 송한희는 박진영의 '그녀는 예뻤다'를 파워풀하게 소화했다. 휘인은 지난해 우승자답게 목청을 뽐냈고 파트너는 폭풍 랩으로 힘을 보탰다.
정준영은 처음부터 꽂혔던 핑크색 스웨터녀 박성미 씨와 함께 '그대 내게 다시'를 듀엣곡으로 선택해 락 스피릿을 보여줬다. 웃음기를 쏙 뺀 감미로운 무대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 점이 인상적. 정은지는 울산 사나이 김대수 씨와 근사한 듀엣 무대를 꾸몄고 민경훈은 파트너 김수현 씨와 박혜경의 '고백'을 선곡해 생애 최초로 여성과의 듀엣무대를 가졌다.
다이내믹한 구성의 '고백'은 청중평가단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지코는 고등학교 후배인 이소영과 다이나믹듀오의 '고백'으로 특유의 힙합 스웨그를 발산했다. 종료 직전 이들은 4표 차 역전에 성공, 정은지 팀을 누르는 박진감까지 선사했다.
솔지는 '훈남' 파트너 두진수 씨와 함께 이승철의 '서쪽 하늘'을 열창했다. 듀엣 무대의 완벽한 모범답안을 선사하며 듣는 이들에게 기립박수까지 받았다. 데프콘이 '미친 듀엣'이라고 감탄할 정도. 교감에 성공한 둘은 477점이라는 '역대급' 점수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트로트가 빠질 수 있나. 마지막 순서인 홍진영은 파트너 조영연 씨와 함께 팀을 이뤄 전매특허인 트로트를 무기를 세웠다.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로 감성과 가창력을 모두 사로잡았다. 여기에 깜짝 리믹스로 더한 '스톰'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경연 방식으로 승패를 갈랐지만, 화목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졌다. ‘듀엣가요제’가 추석에 이어 설까지 연이어 편성된 이유일 테다./joonamana@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