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엄마의 마음을 녹이는 요리. 방송인 홍석천은 누구보다도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또 그런 어머니의 앞에 선 아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래퍼 쌈디의 냉장고 속 꽁꽁 얼어 있던 냉동밥을 어머니의 삼계탕과 함께 녹여내듯 출연진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게스트로 쌈디가 출연한 가운데, 홍석천은 ‘꽁꽁 언 엄마의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요리’ 미션을 받고 최현석과 대결을 펼쳤다.
사실상 이번 미션은 ‘맛’이나 ‘비주얼’ 등 결과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었다. 얼마나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이 살아있느냐에 달렸던 것. 결국 쌈디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홍석천의 요리 ‘쌈삼한 리소토’였다.
결정적으로 그의 우승을 이끈 포인트는 과정에 있었다. 삼계탕을 끓이며 아들을 생각했을 어머니의 마음을 떠올렸다. 보통 요리에 관심이 없으면 삼계탕이 얼마나 큰 정성으로 탄생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홍석천은 쌈디 어머니의 삼계탕을 열어 보고 어머니가 압력밥솥으로 얼마나 정성스럽게 푹 고아냈을지를 짐작했다. 그제야 아들들은 어머니가 얼마나 정성을 다해 끓였다는 걸 알게 됐다.
또한 어머니의 삼계탕을 실수로 반이나 땅에 떨어뜨렸던 홍석천은 어머니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순간 스튜디오는 숙연해졌다. 김성주의 고백이 시작됐는데, 그는 과거 자신의 어머니가 해주셨던 음식들에 진심으로 감사하지 못 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연이어 이연복도 눈시울을 붉혔다. 홍석천의 요리는 비단 사연의 주인공인 쌈디뿐만이 아니라 모든 아들들의 마음을 울렸던 것. 세상 모든 아들들이 이 방송과 홍석천의 요리를 통해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가 어머니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헤아릴 수 있었던 것은 과거 힘들었던 시절 곁을 지켜준 어머니 덕분이었다. 그는 과거 방송을 통해 커밍아웃 당시 자신의 곁을 지켜줬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 적이 있다. 어렵게 얻은 아들의 고백에 본인도 힘들어하셨을 어머니였지만 끝까지 지켜내려는 모습에 ‘엄마는 강하다’는 걸 느꼈다고. 그것은 어떤 사랑에도 비할 것이 없는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이었다.
홍석천은 여전히 어머니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결국 그가 만들어낸 것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었다. 어머니의 사랑을 담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담은 아들의 요리였다. / besodam@osen.co.kr
[사진]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