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어색하다. 서로 마주치기 민망해서, 형제지만 낯설어서 밥도 함께 먹지 못한다. 개그맨 유민상, 유운상 형제가 어색함으로 꽉 찬 48시간을 함께 보내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거실과 방에 따라 앉아 밥을 먹으면서, 이렇게 가깝게 있던 적이 십수년 만이라고 말하는 이들. 분명 평범해 보이지 않는 형제다. 그래서 더 '우리는 형제입니다'와 잘 어울렸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설특집 예능프로그램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는 유민상이 동생 운상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내용이 그려졌다. 앞서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동생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2년간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어색함이 감도는 형제. 동생은 돈이 필요해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고, 이들은 서로 답답해했다.
유민상은 동생의 등장을 어색하게 지켜봤다. 서로 말도 별로 없는 이 형제는 밥을 함께 먹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운상은 배가 고프지 않다고만 말했고, 결국 유민상은 혼자 밥을 먹는 식이었다. 한 집에 있었지만 더 없이 멀게,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이 어색한 형제에게도 나름의 변화가 찾아왔다. 하루종일 밥도 먹지 않는 동생에게 유민상은 산책을 제안했다. 마트에 가는 동안 유민상은 동생이 그동안 그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동안 직접 대화하지 않고 어머니를 통해 서로의 근황에 대해 알아왔던 형제. 직접 대화하면서 서로의 상황을 알게 된 것이다. 동생이 일없이 놀기만 한다고 생각했던 유민상은 비로소 오해를 풀 수 있었다.
형을 어색하게 생각하며 마주치기 싫어했지만, 운상도 형을 생각하는 마음은 각별했다. 그는 매일 음식을 시켜먹는 형을 위해 유민상이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반찬통을 채워줬다. 유민상은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고마워하는 눈치였다. 결국 유민상과 운상 형제는 개그우먼 김민경의 등장으로 다소 활기찬 분위기를 맞았다.
하니 남매처럼 다정한 형제도 있지만, 유민상과 운상처럼 어색하고 거리감을 두는 형제도 분명 있다. 유민상과 운상 형제가 부각됐을 뿐이다. 유민상과 운상은 굉장히 서먹서먹하고, 또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는 형제였다. 서로를 걱정하고 생각하는 마음을 다른 형제들과 같았다. 형의 마음으로 동생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았던 유민상. 동생 역시 마찬가지로 형을 챙기는 살뜰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함께 있으면서 조금이라도 변하게 된 이들 형제가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통해서 어떤 답을 찾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seon@osen.co.kr
[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