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이 매회 화제다. '응답하라 1988'의 후속이라는 부담감은 이미 벗어던진지 오래다. 장르물은 특정 마니아 시청층에게만 먹힌다는 통설도 거뜬하게 뛰어넘었다.
이는 방영을 결정한 tvN 측도 예상못한 흥행이었다. tvN 드라마 편성국 관계자는 "'시그널'을 처음 접했을 때,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어도 시청률이 아주 많이 나오지 않을 수 있겠다'고 판단 했다. 내부에서는 방송 전 시사 후에도 시청률 면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앞서 tvN은 '신분을 숨겨라' '갑동이' 등의 장르물을 월화와 금토에 선보였던 적이 있다. 두 작품 모두 호평을 받았으나, 시청률 면에서는 큰 결과물을 얻어냈지 못했던 터.
하지만 이번 '시그널'은 1~2회 시청률이 각각 6.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7.3%를 기록하며 곧바로 흥행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3회에서는 8%를 넘기며, 장르물로서는 유례없는 결과물을 냈다. tvN도 예측 못했던 전개다.
이는 OCN이 아닌 tvN의 금토블럭대 방영인 만큼, 휴먼을 강조해 타깃층을 넓혔다는 게 유효했다는 판단. CJ E&M 홍보 관계자는 "장르물이지만, 보통 수사물과 달리 사람 이야기가 짙은 휴먼드라마를 지향했다. 이같은 결과물은 사건보다는 휴먼에 초점을 맞춰, 폭넓은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요소들은 넣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시그널'의 흥행은, 향후 tvN 드라마의 폭을 넓혀주는 데 일조하게 됐다.
tvN 드라마국 관계자는 "'시그널'을 통해 가능성을 확실하게 확인한 만큼, 장르나 소재에 있어 향후에는 더 다양함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며 "장르물 비중을 올해는 조금 더 확장할 계획이다"고 귀띔했다.
현재 6회까지 방영된 '시그널'은 주인공 차수현(김혜수) 형사가 죽음을 맞은 충격적인 상황. 물론 과거와 현재의 무전을 통해 결과를 뒤엎는 현재의 구조상 차수현이 살아날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하지만, 여전히 예측불허의 상황을 안기고 있는 '시그널'이 향후 어떤 전개를 이끌어낼지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