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일반인의 듀엣을 콘셉트로 내걸었던 SBS 파일럿 예능 '판타스틱 듀오'는 김범수와 임창정, 그리고 장윤정과 박명수의 라이브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SBS 파일럿 예능 '판타스틱 듀오-내 손에 가수'에서는 '4대 국민 순애보송'으로 선별된 노래의 주인공들인 가수 김범수('끝사랑'), 장윤정('초혼'), 박명수('바보에게 바보가'), 임창정('소주 한 잔') 등이 직접 출연했다.
이들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선별된 최종후보 3인과 각각 1대3 랜덤대결을 통해 자신의 듀엣 파트너를 선정했다. 박명수-포쌤을 시작으로, 장윤정-칠순택시(서병순), 임창정-배달더맥스(이광동), 김범수-어묵소녀(김다미)의 무대가 순차적으로 펼쳐졌다.
투표 결과 마지막 승부는 임청정과 '배달더맥스' vs 김범수와 '어묵소녀'의 대결구도가 펼쳐졌다. 결국 김범수X'어묵소녀' 팀은 277점을 얻어 단 2점 차로 임창정 팀을 제치고, 최종 우승자로 뽑혔다. '어묵소녀' 김다미는 최종 우승과 더불어 '끝사랑' 디지털 싱글 발매 음원의 주인공의 영예까지 안았다.
1회성 파일럿인 만큼 구성의 부족함이 엿보이긴 했다. 진행 방식이나, 무대 외적으로는 지나치게 늘어지는 편집 등의 엉성함이 아쉬움을 자아냈던 것. 하지만 그보다 앞서 웃음, 눈물, 감동까지 모두 노린듯한 '판타스틱 듀오' 자체에는 충분한 호평이 이어졌다.
장윤정이 사연을 듣고 눈물을 쏟아내며 불렀던 '초혼'이라든지, 김범수의 노래를 잡아먹는 듯한 파워풀한 성량의 김다미와 호흡한 '끝사랑', 임창정도 감탄하게 만든 배달더맥스와의 '소주 한 잔', 박명수의 원곡보다 더 풍성한 퀄리티를 완성됐던 '바보에게 바보가' 등의 무대는 음악 예능 프로가 질리도록 반복 등장해도 왜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지를 새삼 확인케 했다.
음악 프로에서조차 쉬이 들을 수 없던 '보컬신'들의 명품 무대, 그것도 듣보 보지도 못한 알려지지 않은 일반인 실력자들과의 콜라보 무대는 보고 듣는 재미를 확실하게 충족시키는데 성공한 듯 싶다. 설령 제작진이 만들어 낸 모든 것들이 전부 별로였더라 해도, 분명 가수X일반인이 보여준 무대 자체만 놓고 봤을 때는 '귀호강' 그 자체였으니깐 말이다. / gato@osen.co.kr
[사진] '판타스틱 듀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