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현실 속 남매라고 하면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고 서로를 구박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물론 예외인 남매들이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하니와 남동생은 드라마 속에서나 볼 법한 훈훈함과 화기애애함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설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는 8일 방송에 이어 배우 김지영과 김태한 남매, 걸그룹 EXID 하니와 안태환 남매, 배우 공승연과 트와이스 정연 자매, 개그맨 유민상 형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남매와 자매 상관없이 세 형제들이 털털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현실 속 형제의 모습을 대변했다면, 하니와 남동생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랑했다. 지난 방송부터 하니는 동생에 대해 “듬직하고 자랑스럽다. 솔직히 어디 안 갔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으며, 남동생 역시 “누나를 자주 못 보기 때문에 누나 휴가 때 나간다”라며 애틋함을 표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 많은 이들의 감동하게 만들었던 장면은 하니의 눈물이었다. 동생이 기타를 연주하자 하니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눈물을 터뜨린 것. 그는 “동생이 그냥 사달라고 안 한다. 열심히 할 테니 사달라고 해서 용돈 다 털어서 사줬다. 동생한테 쓰는 건 하나도 ‘안 아깝구나’ 느꼈다. 기타치고 있는 동생이 나를 위로하고 있는 거 같아서 고맙기도 하기도 하고“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이 선물한 기타를 여전히 소중하게 간직한 채 연주를 이어가는 동생의 모습에 감동 받은 듯 울먹이는 하니는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EXID 속 섹시하고 귀여운 하니가 아닌, 그저 남동생에 애틋함을 가진 한 누나의 모습이었다. 특히 동생의 기타를 사주기 위해 어려한 형편에도 본인의 용돈을 모두 모았다는 말에서는 누나다운 든든함과 포근함이 느껴졌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남매처럼 남다른 우애를 자랑한 하니와 남동생의 모습은 바쁜 삶 속에서 잊고 있던 가족의 의미를 다시 확인해본다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확실히 하며 적절한 캐스팅임을 입증했다.
하니와 남동생을 비롯한 네 형제의 이야기로 가족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준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설특집을 맞아 KBS가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정규로 편성될 수 있을지가 앞으로 남은 관건이다. 과연 설을 한층 따뜻하게 만들었던 네 형제의 이야기를 다시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