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년차,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는 엑소의 멤버이지만, 배우 도경수는 이제 막 연기의 맛을 알게 된 새내기다. 조인성, 이광수 등 든든한 형들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첫 주연작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을 세상에 내놓게 됐다.
‘순정’은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우정을 담은 감성드라마다. 여기서 도경수는 순정남 범실 역을 맡았다. 1991년 전라남도 고흥의 섬마을이 배경이 되다 보니 사투리 연기도 선보였고, 얼굴은 거멓게 그을렸다.
도경수는 최근 OSEN에 “시골에 내려가서 촬영을 진행했다”며 “도시나 엑소로 활동할 때는 해외에도 많이 나가고 사람들 많은 곳에서 무대를 선보였는데 영화 찍을 때는 고흥이라는 땅 끝 섬에 갔다. 그래서 그런지 그 섬에서 그 배경의 인물이 자체가 됐던 것 같다. 정말 열일곱 살의 고등학생 다섯 명 친구들과 있던 기분이었다”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사투리 연기가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것은 친 이모 덕분이었다고. 그는 “한 번 사투리 레슨을 받긴 했는데 제 친 이모님이 전라남도 고흥 출신이시다. 거기서 어렸을 때부터 사셨는데 어렸을 때 들었던 사투리가 도움이 많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도경수는 처음 도전하는 것들이 많다. 첫 사투리 연기가 그랬고 첫 주연작이기도 하고, 출연배우들 중 처음으로 가장 큰 형이 되기도 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해 좋은 점도 있었지만 부담도 분명 됐을 터. 특히 주연 타이틀을 달면서 영화를 위해 홍보활동을 많이 진행하게 되는데, 매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낼 기회가 많아진다. 어쩐지 아이돌 신분(?)으로 자신의 비극적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까지 스스로 꺼낸 그의 자세에서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는 “처음에는 정말 많이 부담됐다. 주연이라는 그런 큰 단어를 맡게 돼서 긴장이 많이 됐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조연이라는 생각을 하고 찍었던 것 같다. 네 명의 친구들과 함께 주연이다 생각하고 찍은 게 아니라 즐기면서 촬영하자고 했다”며 “큰 형이라는 것은 또 느낌이 달랐던 것 같다. 이전엔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주시고 거기에 맞게 제가 따라간 것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누가 이끌어준다는 느낌보다는 친구들과 즐겁게 놀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고 부담감을 떨칠 수 있었던 비결을 전했다.
사실 엑소가 아닌 배우로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처음인지라 긴장이 많이 되는 듯 보였다. 그는 “부담감은 없는 것 같다. 칭찬은 감사하고 기분 좋지만”이라고 말을 흐리다가도 “부담이 되는구나. 정말 부담이 많이 된다”고 정정하며 웃음 지었다. 이어 “그렇게 좋아해주시니까 감사드리는데 또 그만큼의 저에 대한 기대감도 대중도 되게 많으실 것 같다. 제가 연기를 하면서 어떻게 봐주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제가 연기를 하면서 즐겁다고 느낄 수 있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가 무대 위와는 달리 연기가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처음부터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다. 연기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저도 진짜 모르고 캐릭터의 마음을 연기했는데 봐주시는 분들도 같은 감정을 느껴주시는 것이다. 거기서 가장 큰 희열을 느끼고 있다”고 공감을 그 포인트로 꼽았다.
무대 위와 스크린 속에서 도경수가 다르듯 엑소로 활동할 때와 배우로 활동할 때 마음가짐은 혹시 다를까. 그러나 그는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며 “엑소로서도 배우로서도 제 자신이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멋있는 사람 안에 많은 의미가 들어가 있는 것 같은데 예의도 바르고 어떤 분들이 봐주시기에 ‘저 사람은 멋있는 사람이구나’라고 할 수 있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도경수가 그려갈 ‘멋있는 미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