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태현과 강성연이 ‘슈가맨’으로 등장했다. 10~20대 대부분은 두 사람을 배우로 기억하고 있지만 사실 이들은 과거 가수로 활동했다는 것. 그때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차태현과 강성연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차태현과 강성연은 요즘도 TV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연예인이지만 지난 9일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 슈가맨으로 출연한 두 사람은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설 손님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슈가맨들이라 더욱 설 특집에 딱 어울렸다.
‘슈가맨’ 출연은 두 사람에겐 특별한 의미였다. 차태현은 15년 만에, 강성연은 12년여 만에 가수로서 무대에 올라 노래한 시간이었다. 그저 차태현과 강성연을 배우로만 알고 있던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가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태현의 노래 ‘아이 러브 유(I LOVE YOU)’를 아는 10대는 한 명밖에 없었지만 30대는 ‘올불’이 나올 정도였다. 2001년 가요 프로그램을 휩쓸었던 차태현의 인기가 증명됐다. 차태현은 “‘슈가맨’은 나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다. 가수로 나온 거니까. 모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대는 못했지만, 회식 자리에서나 하라고 해서 단골메뉴다”라고 덧붙였다.
오랜만의 무대가 즐거운지 차태현은 ‘아이 러브 유’ 외에도 ‘친구와 연인’, ‘이차선 다리’ 등 두 곡을 선보였다. 차태현은 영화 ‘복면달호’ OST ‘이차선 다리’ 얘기가 나오자 “한번 불러?”라며 주저하지 않고 무대에 나가 복면까지 쓰고 노래, 확실히 재미를 만들어냈다.
이뿐 아니라 차태현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마치 ‘슈가맨’ MC라는 착각이 들 만큼 유재석, 유희열과 깨알 같은 호흡을 보여주는가 하면 얼마 만에 무대에 섰냐는 질문에 “회식자리에서 늘 했다. 만날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뒤이어 등장한 ‘슈가맨’ 역시 깜짝 놀랄만했다. 보보로 활동했던 강성연이 주인공이었다. 불후의 히트곡 ‘늦은 후회’를 부르며 방청객에서는 불이 반짝이며 켜졌다. 10대들도 꽤 많이 이 노래를 알고 있었다.
강성연이 가수로 활동했을 당시 반전의 사연도 웃음을 자아냈다. 댄스를 하고 싶었다는 것. 강성연이 선보인 ‘늦은 후회’를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강성연은 댄스에 대한 욕심이 상당했다. 강성연은 “녹음실에서 베이비복스를 봤는데, 너무 부러웠다. 당시 알앤비 댄스곡을 준비했다. 하지만 제작자분이 형편이 좋지 못했다. 그래서 2집도 발라드곡 ‘이별에게’로 나왔다. 그때도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2집을 낸 후에도 형편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댄스 앨범을 내지 못하고 제작자랑 헤어졌다”고 내비쳤다.
이뿐 아니라 강성연은 제작자가 신비주의로 나가자며 뮤직비디오에 출연하지도 못했는데 첫 방송에 얼굴을 공개된 이유를 밝힌 사연도 재미있었다. 강성연은 “노래가 좋아서 순위 5위 안에 들면 그때 얼굴을 ‘까자고’ 했다. 그런데 1~2주 후에 제작자에게 연락이 왔다. 노래가 떠서 난리가 났다. 그래서 첫 방송에 얼굴을 ‘까자고’ 해서 바로 강성연이 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은 평소 배우로 접했던 차태현과 강성연이 가수로 출연해 노래를 부른 것도 특별했지만 재치 있는 입담으로 재미까지 선사한 두 사람. 설 특집에 딱 맞는 슈가맨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슈가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