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욕을 먹었다. 그룹 엑소 멤버 시우민이 풋살 경기도중 부상을 입었고, 팬들은 무섭게 달려들었다. ‘아육대’ 녹화가 진행되고 있던 지난 19일 있었던 일. 일부 ‘병풍’이 된 아이돌들을 언급하며 프로그램 존재의 이유를 묻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7년째 온갖 비난을 받고 뭇매를 맞아오면서도 ‘아육대’가 개최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명절 분위기를 내기에는 제격이라는 것. 온가족이 모여 시청하며 소통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팬들은 현장에서나 TV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을 만날 수 있고, 아이돌들은 얼굴을 알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올해 제작진은 경쟁이 아닌 ‘화합’에 더욱 신경을 쓴 모양. 대결보다는 어우러짐에 포커스를 두는 방식으로 제대로 축제의 장을 열었다. 특히 올해는 스타들과 팬들이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고 함께 개막식 선서를 하는 등 지난 추석에 비해 한 층 더 친밀도를 높이면서 화합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볼거리도 다양해졌다. 남자 씨름이 신설됐고, 양궁 역시 혼성으로 구성돼 흥미로움을 더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감독으로 참여하고, 혜리와 조권이 진행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2016 아이돌스타 육상·씨름·풋살·양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는 축제의 분위기 속에 막을 올렸다.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싸우고 다투기보다는 서로를 응원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기에 임하는 아이돌들 역시 페어플레이를 펼치며 화답했다.
이번 ‘아육대’가 지난 시즌까지와는 확실히 달랐다. 아이돌 뿐만아니라 팬덤을 함께 포함시키면서 화합의 분위기를 이끌어내려 노력한 점이 인상적. 팬 대표들이 선수단과 함께 입장했고, 개막식에서는 선서문을 함께 읽었다. 또한 개막공연에서 가수들은 팬들의 손을 잡고 등장해 무대를 꾸몄고, 방탄소년단은 팬석에서 깜짝 등장해 팬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7년째 개최’라는 명성에 걸맞은 연출이었다. 아이돌들과 팬들이 함께 모여 만드는 화합의 장은 설 연휴 TV앞에 가족들이 모여 시청할만한 충분한 가지가 있었다는 평들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는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도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다. 이날 처음으로 신설된 ‘남자 씨름’에서는 빅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는 3판 2선승제로 진행됐는데, 준결승전에서 틴탑을 누르고 올라온 방탄소년단과의 치열한 접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 역시 혼성으로 진행돼 특별함을 더했다. AOA-빅스 연합이 방탄소년단-러블리즈 연합을 꺾고 결승에 올라 CLC-비투비와 맞붙었다. 두 팀은 막상막하의 실력을 선보이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누군가 실수를 하면 따라가고 따라잡히면 다시 도망가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앞서가던 AOA&빅스는 지민의 실수로 따라잡혔다. 마지막 한발을 남겨두고 삼점 차로 치열한 승부가 이뤄졌다. 결국 우승은 비투비와 CLC가 가져갔다. 이날 경기에서 육성재는 '주몽'으로 분장을 하고, 서은광은 말로 변신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자 60m 달리기에서는 여자친구 유주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오마이걸 비니, 베스티 유지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스타트는 다소 늦었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올라와 결승선을 끊었다.
남자 풋살 준결승전에서는 빅스 레오가 이끄는 ‘FC청담’과 ‘MBC의 아들들’의 승부가 펼쳐졌다. 결과는 ‘FC청담’의 압승. 감독인 이천수가 후반전에 긴급 투입됐지만 역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과는 6:2로 'FC청담'의 승리로 돌아갔다.
한편 ‘아육대’는 국내 인기 아이돌 그룹이 총출동해 육상·씨름·풋살·양궁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도전하며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리는 대회다. 명절에 빠질 수 없는 대표 예능프로그램으로 7년째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joonamana@osen.co.kr
[사진] ‘아육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