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율이 박하사탕 같은 담백하고 매력적인 향기로 여성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권율은 MBC 수목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에서 신경과 의사 구해준을 연기한다. 해준은 떠난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막지 않는 소위 인기남이다. 약간은 거만하고 자기애가 강한 인물인데 한미모(장나라 분) 앞에서는 자존심을 세우지 않는다. 그런 그를 소화하는 권율의 표정 연기가 참으로 매력적이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한 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 연출 권성창)에서 미모를 사이에 둔 송수혁(정경호 분)과 구해준의 삼각관계가 밀도 있게 그려졌다.
해준은 자신과 연애하면서도 하루 종일 수혁 이야기만 하는 미모에게서 강한 질투심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준과 수혁은 대학교 때 한 여자를 사랑했던 경험이 있다.
이날 수혁이 미혼부가 된 사연이 공개됐는데, 그가 대학시절 사귀던 여자 친구가 병에 걸렸고 아들 민우(김단율 분)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에 충격을 받은 수혁은 미국으로 떠났고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자,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살게 됐다.
당시 해준도 수혁의 아내를 좋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친구의 여자 친구라는 사실에 고백도 못하고 멀리서만 그녀를 지켜봤다. 이로 인해 이번에는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그런 두 사람이 또 한 번 같은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 이번엔 걸그룹 출신 재혼업체 공동대표 한미모.
해준은 한밤중에 응급실에 실려온 미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물론 그녀가 먼저 고백을 했지만, 해준 역시 미모가 걸그룹 활동을 할 때부터 좋아했었기 때문에 약간의 밀당을 벌이다 사귀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수혁의 마음이다. 자신에게 잘해주는 미모에게 애정을 느끼며 어느새 좋아하게 된 것이다. 해준에게는 동창일 뿐이라고 둘러댔지만 커져버린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의 진심을 알게 된 해준은 수혁을 경계했고, 온종일 수혁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는 미모에게 “미모 씨를 만나는 건지, 송수혁을 만나는 건지 헷갈린다. 센스도 없고 눈치도 없다”고 화를 냈다. 마지막엔 세 사람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하다.
권율이 질투심이 극에 달한 해준의 심리를 리얼하게 펼쳐 보인다. 갸름한 얼굴과 잔잔한 말투는 마치 실제 남자친구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분명한 것은 권율의 사랑연기가 통속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인물 전형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확 달아오르진 않는데 은근하면서도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기술로 여심을 흔든다.
귀공자 타입의 해맑은 미소가 매력인 권율. 해준 역할은 이제 권율이 아니라면 다른 배우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쉽게 접근하기 힘들고 곁을 내줄 것 같지 않지만 먼저 다가와 고백하며 여심을 설레게 만드는 해준은, 권율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가 있어 극을 탄탄하게 이끌고 나간다. 권율이 보여줄 로맨스가 자꾸만 보고 싶다./purplish@osen.co.kr
[사진] ‘한 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