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카타르시스다. 중소기획사에서 만든 아이돌, 이른바 ‘중소돌’들의 맹활약은 대중들로 하여금 묘한 쾌감을 느끼게 한다. 대형기획사 소속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현 가요 시장에서 ‘실력은 통한다’, ‘매력은 통한다’는 것을 제대로 입증해내며 대중의 뜨거운 응원을 받고 있는 것. 걸그룹 여자친구와 마마무,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세븐틴의 행보가 더욱 뜻 깊은 이유다.
대형기획사의 신인 팀들은 비교적 방송 진출이 수월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선배 그룹들이 이미 길을 다져놨고, 이미 유명한 회사의 이름은 브랜드가 돼 데뷔부터 관심을 받는다. 대규모 프로모션이 따라붙는 것 역시 그들이 누리는 ‘혜택’ 중 하나이다.
하지만 ‘중소돌’의 경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고사하고 음악방송 한 번 출연하기도 녹록치가 않다. 이런 상황들은 최근 ‘금수저’ ‘흙수저’를 논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린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은 인정 할 수밖에 없지만 억울함으로 다가오기 마련. 이에 ‘중소돌’들의 맹위는 묘한 쾌감을 선사하고 자연스럽게 응원을 부르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팀이 걸그룹 여자친구다. 쏘스뮤직이라는 신생기획사에서 어렵사리 내놓은 이 팀은 초대박을 치고 있다. 지난해 데뷔해 두 장의 앨범으로 한 해 3개의 신인상을 휩쓸었고, 지난달 25일 발매한 3번째 미니앨범 ‘스노우플레이크’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는 첫 주에 음악방송 4관왕을 달성했다. 발매 2주가 지난 9일 현재(오전 10시 기준)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도 ‘올킬’ 중이다.
마마무의 기세도 무섭다. RBW엔터테인먼트에서 내놓은 이 팀은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하며 가요계에 자신들만의 시장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공개한 ‘음오아예’는 아직도 실시간 차트 50위권 내에 머물며 ‘롱런’ 중이며, 지난 달 말 기습적으로 발매한 디지털싱글 ‘I Miss You’는 특별한 활동 없이도 차트 순위권에 오르며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국내를 이미 넘어섰다. 글로벌 그룹으로 가고 있는 이들 역시 중형기획사에서 내놓은 팀. 방시혁 프로듀서가 대표로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그룹이다. 회사 내부 상황이 좋지 않아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단단한 팬덤을 구축해냈다. 이제는 ‘대세 굳히기’를 넘어 톱클래스 그룹으로 자리매김, 회사의 든든한 선두주자가 됐다.
세븐틴의 소속사 플레디스는 꽤 이름이 알려진 회사. 하지만 이 회사도 사정이 좋지만은 않았다. 그룹 세븐틴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사활을 걸고 기획한 팀. 준비 기간만 수년이 걸렸다. 이들은 13명의 멤버들이 각기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데, 이들이 어우러지며 내는 색깔이 독보적이다. 세븐틴 역시 플레디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할 재목이다.
‘중소돌’들의 활약은 2016년에도 계속되며, 이들의 선전을 바라는 대중의 응원도 뜨겁게 이어질 전망이다. /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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