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면 노래, 예능이면 예능. 씨름에 활까지 잘 쏠 줄 누가 알았을까. 걸그룹 EXID 리더 솔지가 탁월한 재능으로 설 특집 예능 프로그램을 휩쓸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친근하고 털털한 매력으로 명절 TV앞에 모여 앉은 시청자들의 호감을 제대로 샀다는 것이 특히나 고무적이다.
일단 ‘열일’했다. SBS ‘사장님이 보고 있다’, ‘먹스타 총출동’부터 시작해서 MBC ‘듀엣가요제’,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와 KBS2TV ‘본분올림픽’까지. 설 연휴를 맞아 특집으로 편성된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덕분에 TV만 틀면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먼저 가수로서 본분을 다한 ‘듀엣가요제’에서 펼친 활약이 눈부셨다. 지난 8일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솔지는 이승철의 ‘서쪽 하늘’을 빼어난 가창력으로 소화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아마추어와 함께 호흡한 무대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만들어내며 반응을 제대로 이끌어낸 것. 호소력 짙은 보컬과 폭발적인 고음에 방청객들의 기립박수까지 나왔다.
가수로서도 매력적이었지만, 이날 솔지는 따뜻한 인성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두진수 씨를 배려하고 가수를 꿈꾸는 그를 응원하며 보기 좋은 ‘케미’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솔지는 우승을 차지한 뒤 “이 친구가 원래 가수가 꿈이었다. 앞으로 본인의 앨범을 내고, 기회가 된다면 나와 듀엣곡을 또 불렀으면 좋겠다”며 따뜻한 약속을 하기도 했다.
‘아육대’에서는 운동신경과 리더십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여자 단체 씨름에서 무패행진으로 팀을 결승전까지 올려놨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무섭게 치고 올라온 트와이스를 단번에 제압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여자 단체 양궁에서는 첫 주자로 나서 침착한 모습으로 9점과 10점을 쏘며 EXID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한 몫 단단히 했다. 여자 400m 계주에서도 빠른 스피드로 경쟁자들을 따라잡으며 은메달에 기여한 바다.
또한 솔지는 ‘먹스타 총출동’에서 매운 음식도 가리지 않는 ‘폭풍 먹방’을 선보이기도 하고, ‘본분올림픽’에서는 망사짐도 불사하는 예능감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실력과 매력을 함께 인정받았다는 점에 주목해볼만 하다. 가수로서, 보컬로서 확실하게 실력을 입증해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춰진 친근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매력이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그가 과거 오랜 기간 무명의 설움을 겪었고, 이를 극복해내면서 더욱 빛나고 있다는 사실은 응원의 목소리를 드높이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이는 EXID의 성공 비결이기도하다. 이들의 ‘역주행’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은 것은 탄탄한 실력도 실력이지만, 멤버들 간의 끈끈한 우정이 큰 몫을 해낸 것으로 분석된다. 무명의 힘든 시절을 함께 겪어오며 가족 이상의 정이 생겼고, 이 모습이 자연스럽게 대중들에게 인식되면서 EXID은 ‘응원하고 싶은 팀’이 된 것이다. 걸크러쉬로 팬덤을 모으고, 예쁜 외모로 ‘덕후’들을 생성해내는 다른 걸그룹들과는 차별 화 되는 지점이다.
올해도 EXID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설 연휴 활약으로 다양한 세대의 시청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만큼 올해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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