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민영이 종영을 앞둔 '리멤버'의 히든카드로 활약할 조짐이다. 아직까지도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어지고 있는 '리멤버' 속에서 박민영은 또 어떤 반전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박민영은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에서 서진우(유승호 분)를 처음부터 끝까지 믿어주며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있는 이인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4년 전 서촌 여대생 살인 사건의 배심원이었던 이인아는 서재혁(전광렬 분)이 끝내 누명을 쓴 채 사형 선고를 받는 것을 보고는 정의로운 검사가 되기로 결심했었다.
하지만 검찰과 대기업이 결탁해 온갖 비리와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한 이인아는 검사를 그만두고 서진우를 돕는 변호사가 됐다. 이인아는 서진우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유일한 내 편'인 동시에 피해자나 증인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는 인간적인 변호사로 성장한 인물이다.
사실 극 초반에는 서진우와 이인아가 로맨스를 그려나갈 것으로 예고돼 시청자들 사이에서 반감이 일기도 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서진우에게 러브라인이 생기면 극적 몰입도가 반감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이인아가 4년만에 다시 만난 서진우에게 술주정을 부리고, 서진우가 이런 이인아를 업고 돌아오는 장면에서는 '기승전멜로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이인아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변호사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로맨스를 위해 소모되는 캐릭터가 아니라 휴먼 드라마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매력적인 여주인공으로서 유승호, 박성웅, 남궁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0일 방송된 '리멤버' 17회 말미에 공개된 예고편에서 이인아는 "새로운 검사, 회장님 마음에 아주 쏙 드실 것"이라는 탁영진(송영규 분) 검사의 말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시청자들은 탁영진이 '내부자들'의 조승우처럼 일호그룹 내부에 잠입해 확실한 증거를 잡을 인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 그런 가운데 이인아가 탁영진의 소개로 남일호(한진희 분)를 만나는 장면이 공개돼 이들이 보여줄 반격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잇는 것. 게다가 기억 장애 증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서진우는 출소한 박동호(박성웅 분)와 남규만을 응징할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어 더욱 큰 궁금증을 끌어내고 있다. 막판 히든카드가 될 이인아와 이를 연기하고 있는 박민영은 속을 확 뚫어줄 '사이다 전개'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바람을 이뤄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리멤버'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는 변호사가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종영까지 단 3회만을 남겨놓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리멤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