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가 구정 연휴기간 다양한 파일럿 예능을 선보였고, 그에 따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호평을 받은 일부 프로그램은 이후 정규로 편성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서 드는 의문점 하나. 드라마나 예능 모두에서 최근 지상파보다 더 큰 이슈를 만들어 내고, 그 완성도 면에서도 호평이 연신 쏟아지고 있는 tvN은 왜 '설 파일럿 예능'이 하나도 없는 걸까. 단순히 tvN이 케이블 채널이고, 비용적인 측면을 운운하기에 이미 그 지명도나 채널을 보유한 CJ E&M이라는 기업의 덩치가 작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오히려 지금처럼 tvN이 확고한 위치를 잡기 이전에는 설 연휴 파일럿도 선보였던 적이 있는 만큼, 이같은 상황이 더 의문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게 사실.
이와 관련해 tvN의 답변은 단순하고 명료했다. 바로 "tvN을 비롯한 채널들에서 상시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그 결과물을 놓고 정규 편성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 편성면에서 지상파보다 자유로운 케이블의 특성상, 기획안이 통과된 이후 수시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배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tvN은 각 PD들로부터 새로운 프로그램 기획안을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분기별로 제작 여부를 결정해 파일럿을 상시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다. 굳이 파일럿이 아니더라도 시즌제 형식을 도입해, 좀 더 유동적인 편성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시리즈 등이 있다.
앞서 나영석 PD는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와 관련해 기자에게 "'꽃할배' 같은 콘텐츠는 드라마가 본업인 할배들의 스케줄을 맞추기가 힘들어 섭외 자체에 어려움이 있다. 이는 '레귤러 프로그램'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케이블이기에 가능했다. 지상파는 '영속성'을 담보로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때 나 PD가 강조한 케이블의 특징이 "변화가 빠르다"는 지점이었다. 때문에, 지상파처럼 설이나 추석을 굳이 기다려 참신한 파일럿을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트렌드에 발맞추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된다.
결국, tvN이 설 연휴에 여러 파일럿을 선보이지 않는 것은 애초에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인 셈이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