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사제의 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영화 '검사외전'이 역대 천만 영화 흥행 기록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도전장을 내미는 작품들이 있어 흥미를 끈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작품은 '검사외전'의 주인공 황정민의 소속사 후배이자, 그의 후배인 강하늘이 출연하는 두 영화 '동주'와 '좋아해줘'다.
'동주'와 '좋아해줘'는 오는 17일 동시에 극장가에 출격한다. 사뭇 다른 색채의 두 영화는 모두, 2월에 개봉하는 기대작으로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박스오피스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검사외전'의 흥행에 제동을 걸 수 있을 만한 작품들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
'동주'는 시인 윤동주의 청년 시절을 다룬 영화다. 충무로의 흥행 감독 이준익이 연출을 맡았고, 강하늘이 윤동주, 박정민이 윤동주의 사촌이자 절친한 친구인 송몽규 역을 맡아 열연했다. 흑백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인간 윤동주의 내면을 그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강하늘은 지난달 28일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윤동주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윤동주를 영상으로 만든 작품은 최초라고 들은 것 같다"라며 "그런 작품에서 내가 감히 윤동주 연기를 하게 됐는데 윤동주라는 그 이름 자체부터가 중압감이었고 압박감이었고 긴장감의 연속이었다"라고 부담감을 드러낸 바 있다.
'동주'가 다소 묵직하고 진중한 분위기의 영화라면, '좋아해줘'는 그와는 정반대 분위기의 작품이다. SNS를 기반으로 얽혀있는 여섯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강하늘은 연애 초짜 모태솔로 이수호 역을 맡았다. 연애 고수 이솜(장나연 역)과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내는 그의 모습은 '동주' 속 고뇌하는 윤동주와 다르다.
이로써 강하늘은 본의 아니게 자신의 작품들의 개봉을 앞두고 여러 부담감을 안게 됐다. 먼저는 같은 날 자신의 출연작 두 작품이 동시에 개봉해 극장에서 경쟁을 벌이게 되는 것이고, 그 다음엔 스승과도 같은 배우 황정민의 '검사외전'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앞서 그는 자신의 두 작품이 동시에 개봉하는 부담감에 대해 "어쩌다 보니까 '좋아해줘'와 '동주'가 같은 날 개봉했다. 제 의사가 반영되는 일도 아니고 제 의지도 아니었다"며 "‘동주’ 촬영하고 3개월 쉬다가 ‘좋아해줘’ 촬영에 들어갔다. 주변에서 저보고 안 쉬냐고 하시는데 전 쉬었다. 저는 이 두 작품 제가 다 사랑했기 때문에 선택하고 촬영했다. 두 작품 모두 잘 되면 좋긴 한데 둘 다 너무 사랑하는 작품이다. 저도 당황스러운 입장이다"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과연 강하늘은 어떤 성적을 내게 될까? 박스오피스 스코어가 늘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례적인 스승과의 대결이 기대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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