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복면가왕’이라는 대박을 터뜨린 MBC가 올해 설 연휴에도 다양한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음악 예능부터 영화와 드라마에서만 보던 타임워프를 소재로 한 예능, 매번 폭발적인 반응은 이끌어내는 몰래카메라까지 다양하게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가운데 정규편성에 올라탈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신생 예능 프로그램이 기대와 우려 속에 안방극장을 찾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MBC 측 한 관계자는 11일 OSEN에 “아직까지 정규 편성이 결정된 프로그램은 없다”면서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해 MBC는 인터넷 방송을 소재로 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복면과 음악, 경연을 소재로 한 ‘복면가왕’을 선보였고 정규 편성으로 이어졌다. 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예능을 내놓곤 하던 MBC답게 이번 설에도 실험정신이 강한 ‘몰카배틀’ ‘듀엣가요제’ ‘톡하는대로’ ‘미래일기’ ‘인스타워즈’를 내놓았다.
2007년 11월 막을 내린 MBC ‘일밤-몰래카메라’가 9년 만인 2016년 2월 설 연휴에 다시 돌아왔다. 몰카로 연예인들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려 웃음을 준다는 콘셉트는 같았지만, 여기에 이특과 노홍철이 가세해 누구의 몰카가 가장 재미있었는지 겨루는 배틀이 추가됐다. 아직까지 ‘몰카배틀’이 정규 편성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의 분위기로 봐선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률이 11%(이하 닐슨코리아 제공·전국기준)를 기록했기 때문. 이경규는 이날 방송에서 “만약 이 프로그램이 정규편성이 된다면 저희 세 사람이 똘똘 뭉쳐서 웃음과 감동을 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능 대부 이경규가 다시 한 번 물꼬를 튼 몰래카메라가 안방극장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추석 이후 두 번째로 편성된 ‘듀엣가요제’는 흥이 넘치고 따뜻했다. 민경훈, 지코, 휘인, 정은지, 솔지, 정준영, 홍진영은 일반인 시청자들과 팀을 이뤄 무대를 꾸몄고, 이 과정에서 볼만한 장면들이 대거 연출됐다. 시청률도 성공적이다. 9.8%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추석 특집이 기록한 7%에 비해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발라드, 록, 힙합,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는 점은 역시 명절 프로그램다웠다. 온 가족, 모든 세대들이 듣고 즐길 수 있을 만한 노래들이 등장해 가족을 한데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7팀 7색의 무대는 다채로움을 더했다. 이 프로그램 역시 지난해부터 정규 편성을 논의해왔기 때문에 올해는 레귤러로 될 가능성이 높다.
‘톡하는대로’는 말 그대로 말하는대로 계획 없이 흘러가 높은 흥미를 유발했다. 대세 스타들이 목적지 없이 네티즌들의 실시간 SNS로 움직이는 무계획 대리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인데 배우 윤계상-권율, 개그맨 유세윤-가수 차오루, 10대 스타 MC그리-신동우-노태엽이 3팀 3색 여행의 매력을 뽐냈다. 그러나 전국 시청률 4.6%로 높은 기록은 아니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단연코 상위권을 차지했다.
안정환 제시 강성연이 노인으로 세월을 이동한 ‘미래일기’는 시청자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해줬다. 안정환의 노인 분장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미래일기’는 시간 여행자가 된 스타들이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특정한 시간으로 떠나 하루를 살아보는 방식으로 흘러갔다.
영화 특수 분장 팀의 지원을 받아 단순한 분장쇼가 아닌, 한층 리얼한 노인 분장이 이뤄졌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하루아침에 늙은 시간 여행자들이 느끼는 감정과 슬픔을 간접 체험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미리 경험한 노인의 삶이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시청률은 7.8%.
끝으로 ‘인스타워즈’도 창의성이 돋보였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패션, 인테리어, 요리로 SNS에서 화제가 된 인물들이 소개돼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방송인 김성주와 박명수가 난생 처음 MC로 만났고 각각의 주제에 맞는 SNS 스타를 소개해 대결을 펼쳤다. 평가는 역시 SNS 투표로 진행됐다. 이번 방송에는 옷스타, 집스타, 밥스타를 주제로 총 6명의 SNS 스타들이 출연했고 김영철, 박나래, 유주, 하상욱, 알베르토, 최태준 등이 게스트로 출연해 SNS 스타들의 검증을 도왔다.
이 다섯 개의 프로그램 가운데 과연 어떤 예능이 행운의 주인공으로 발탁될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