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설 파일럿 예능으로 두 개의 음악 예능을 선보여 좋은 성적을 거뒀다. 두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며 정규 편성 가능성을 높였는데 과연 SBS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9일 방송된 '판타스틱 듀오-내 손에 가수'는 누구나 휴대폰만 있으면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와 듀엣을 할 수 있고, 내 손 안에 있던 가수가 최고의 듀오로 탄생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 장윤정, 김범수, 박명수, 임창정이 출연해 일반인 지원자와 경연을 펼쳤다.
가수들의 가이드 영상에 지원자들이 도전 영상을 만들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가수들의 선택을 받은 지원자가 전하는 삶의 이야기는 감동까지 더했다. 그 중에서도 장윤정과 칠순 택시기사 서병순 씨의 '초혼' 무대는 스튜디오는 물론 안방 시청자들까지 울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또 우승을 차지한 '어묵소녀' 김다미 양의 무대는 놀라움 그 자체. 김다미 양의 노래를 들은 임창정은 직접 음반 제작을 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판타스틱 듀오'는 전국 시청률 8.4%를 기록했다.
이어 10일 방송된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는 아마추어 실력자와 가수들이 대결이라는 포맷 아래 여러가지 룰을 변경했다. 지원자는 먼저 200명의 판정단에게 100표 이상을 획득한 뒤 설운도, 박정현, 김조한, 윤도현, 거미로 이뤄진 가수단에게 3표를 얻어야 대결을 할 수 있다. 선택을 받은 지원자는 자신이 대결을 하고 싶은 가수를 지목할 수 있는데, 이 때 지원자는 그 가수가 잘 부르지 못할 것 같은 난이도의 곡을 지정해줄 수 잇다.
이에 김조한은 이정석의 '사랑하기에', 거미는 H.O.T의 '위아더 퓨처', 설운도는 윤현석의 '러브', 윤도현은 아이유의 '너랑 나', 박정현은 성시경의 '미소천사'를 지정받아 2시간 동안 연습에 돌입, 지원자와 대결을 펼쳤다. 이 중 윤도현은 유일하게 패배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이 '신의 목소리'는 전국 기준 10.4%를 기록, 시청률 우위를 선점했다.
현재 SBS는 최근 '힐링캠프'를 폐지하고 9시대 주말극을 신설하는 등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당장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들어갈 자리는 없다. 하지만 'K팝스타5'가 시즌제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공석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이에 이 두 프로그램은 'K팝스타5'의 후속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두 프로그램 모두 정규 편성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SBS 입장에서 굳이 비슷한 포맷의 두 프로그램을 함께 방송한다는 것은 썩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특히나 가수들 섭외와 제작비 문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당분간 편성을 놓고 눈치 싸움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가운데 SBS가 어떤 프로그램에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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