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시작된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가 이젠 하나의 유행으로 번진 모양새다.
MBC 수목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도 장나라가 연기하는 돌싱녀 한미모의 남편 찾기를 드라마의 한 축으로서 비중 있게 다루고 있고 이로 인해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뒤숭숭하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삼십 대 중반이 된 전 걸그룹 멤버들의 그 후, 그리고 그녀들과 엮이는 바람에 다시 한 번 사랑을 시작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응답하라’처럼 남편 후보들이 많은 것은 아니고 단 두 명일뿐 인데도 나름 치열하다. 미모는 초등학교 동창 송수혁(정경호 분)과 첫눈에 반한 구해준(권율 분) 사이에서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다. 과연 미모가 어떤 남자와 인생의 해피엔딩을 이룰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11일 방송된 ‘한 번 더 해피엔딩’에서는 해준보다 수혁에게 쏠린 미모의 모습이 그려졌다. 해준과 수혁 역시 돌싱남. 짧고 굵게(?) 한 번 씩 다녀왔다. 잘생긴 데다 직업이 의사인 해준은 동료 의사와 결혼했다가 3년 만에 이혼했고, 수혁은 대학교 때 사귄 여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지만 그녀가 불치병에 걸려 사별하고 말았다.
해준과 틀어진 데는 그의 전처 탓이 크다. 두 사람은 이혼했음에도 같은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데, 우연수(황선희 분)가 눈에 먼지가 들어갔다며 해준에게 바람을 불어달라고 하는 모습을 미모가 목격하면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해준은 수혁에 대한 관심을 놓치 못하는 미모에게 적반하장 격이라며 강력하게 치고 나왔고, 두 사람은 토라져 등을 돌렸다. 하필이면 오해의 시기에, 미모와 수혁의 모교 초등학교에서 타임캡슐 오픈 행사가 열려 한층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안 수혁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내려놓았다. 이날 미모는 자신을 짝사랑하고 있는 수혁의 마음을 확인하면서 두 남자를 놓고 행복하지 않은 고민에 빠졌다.
물론 ‘해피엔딩’이 남편 찾기를 헷갈리게 만드는 여러 가지 떡밥들이 던져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답답하다거나 궁금해 미칠 지경에 이른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과연 미모가 두 사람 가운데 누구에게 마음이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익숙한 장나라가 한미모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해주고 있고, 정경호는 미혼임에도 초등학생 아들을 둔 철없는 아버지 역할을 얄밉지만 애틋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나 해준을 연기하는 권율에 대한 대중의 호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마치 훈남 역을 위해 연기를 하는 듯 권율의 따뜻한 눈빛과 목소리가 호감지수를 높인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이 캐스팅에 성공하며 간만에 볼 만한 로코로 자리 잡아 나가고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한 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