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대박을 터트린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에서 실감나는 맞는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가 있다. 전작인 ‘강남 1970’에서 관광버스 안 신명나게 춤추던 그 건달을 기억하는가. 이쯤 되면 베테랑 건달이라 할 수 있는 배우 한재영이 이번에는 ‘검사외전’에서 황정민의 앙숙 장현석 역을 맡았다.
한재영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검사외전’의 촬영 비화와 함께 소감 등을 전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은 ‘검사외전’의 VIP 시사회가 진행된 다음 날로 사실상 첫 관객들의 반응을 직접 목격한 상황이었다. 그는 “저도 VIP 시사회에서 처음 영화를 봤는데 긴장해서 기억이 잘 안 난다. 제가 나오는 신은 눈을 감고 볼 정도였다”며 “관객 반응이 좋아서 감사했다. 시사회가 끝난 후 가진 뒤풀이에서는 주변에서 영화가 대박 났다고 해주시더라”고 전했다.
치열한 오디션 끝에 배역을 따낸 한재영은 영화의 첫 신을 촬영했다. 또 황정민과 마주보며 카리스마를 내뿜는 신이었다. 그는 “미치겠더라. 다 외워간 대사가 생각이 안 났다. 또 정민이형이랑 닷지로 하는 신이었다. 차라리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면 저도 몸을 실어서 가는데 첫 신인데 제가 잘못하면 큰 일 아니냐. 긴장을 원래 많이 안 하는 스타일인데 영화를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살면서 제일 긴장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본인은 ‘멘붕’이라고 심경을 전했지만, 결과물을 보면 얼굴만으로도 살벌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또 조폭 역할을 맡게 됐는데 아무래도 작품을 연달아서 하다보니까 자를 수가 없게 됐다”면서도 “사실 제가 수염이 없으면 어려 보인다. 이제는 있어야 안정감을 얻는다. 또 보기와는 다르게 눈물도 많고 예민한 편이다”고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황정민뿐 아니라 이번 영화를 통해 강동원, 이성민 등 충무로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 소감을 묻자 “아쉽게 (박)성웅이형이랑만 안 붙었다. 그래도 다들 한 번씩 붙었다. 그리고 한 번씩 다 맞았다. 저는 맞는 걸 좋아하고 주인공이 때려주면 좋지 않나.(웃음) ‘친구2’부터 해서 영화에서 원래 많이 맞아서 잘 맞는다. 주인공 세 명한테 다 맞으니까 감사하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특히 황정민은 그의 연기 인생 2막을 열어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한재영은 황정민에 대해 “은인이시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건 ‘강남 1970’ 덕분이었다. 황정민이 그 영화를 보고 한재영을 영입하기로 적극 추천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수많은 기획사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한재영은 황정민이 소속된 샘컴퍼니에 승선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모실 수 있고 바라볼 수 있는 분이 계시니까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기획사에는 강하늘, 박정민, 정상훈 등 최근 연예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자주 얼굴을 보냐는 질문에 한재영은 “다 친하다. 가족 같고 친형동생 같이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연극으로 시작한 연기 생활이기 때문에 연극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놓지 않고 있는 그이다. 좋은 작품만 있다면 언제든 연극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그에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묻자 “‘꼬랑내’ 나는 역할이라고 해야 할까. 사람 냄새 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남들은 아우라라고 한다고 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인간미 있고 사람 냄새 나는 걸 꼬랑내 난다고 표현한다”며 “예를 들자면 (황)정민이형 같은 배우다”고 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