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생들에게는 불공평 투성이다. 하지만 밖에 더 지독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지난 12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101'에서는 연습생들이 지난주에 이어 그룹 배틀전을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참가자들과 시청자들의 예상과 기대가 엇갈렸고, 일부에서는 반전의 드라마도 그려졌다. 그 와중에서 어떤 면에서는 잔인하게까지도 보이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짠한 참가자는 유연정이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대결에서 2조의 메인보컬 허찬미가 실수했음에도 어벤져스 팀이 승리를 차지했다. 이에 1조의 메인보컬 유연정은 인터뷰를 통해 "억울해다고 해야하나"라면서 누가봐도 패배를 인정할 만한 무대를 상대방이 선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어벤져스 팀은 어벤져스 팀이더라"고 말했다. 담담한 표정과 말투는 보는 이의 마음을 더 짠하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유연정은 참가자들 중 보컬 능력 면에서는 톱 급에 속한다.
2조 B팀이 이긴 이유에는 투표 1위를 달리는 전소미의 덕이 컸다. 전소미는 이날 압도적인 표를 얻어 팀의 승리에 크게 일조했다. 어벤져스 팀에는 이미 기본 팬덤을 지닌 연습생들의 모임이란 뜻이 담겨져 있다. 생짜 신인이 아니란 소리인데, 이는 연습생들이 어쩔 수 없이 다른 출발선상에 놓인다는 것도 뜻한다.
유연정의 케이스도 그렇고, '프로듀스 101' 안에는 능력으로만으로는 평가받을 수 없는 잔인한 현실이 있다. '센터'에 대한 신경전 속에서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체념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TV와는 달리 무대에서 더욱 돋보일수 있는 것은 노래 말고 다른 요소도 충분하다.
인지도와 팬덤도 하나의 능력이라면 능력이기에 대놓고 연습생들이 불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벌써부터 개인 팬덤이 생긴 연습생들과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주 평등한 경쟁이 존재할 수 있을까가 의문이다. 현장투표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편집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인기 많은 참가자가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많이 등장하는 참가자가 인기가 높아진다는 반응처럼 사방에 불공평이 도사리고 있다.
어차피 가야할 길 자체가 불공평한 세상일지도 모르고, 그런 길을 가야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유연정처럼 그냥 덤덤히 받아들이면서 실력을 쌓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가 있으니까. 그래도 그 와중에서도 점차 끈끈한 동료애가 쌓이는 모습은 뭉클하다.
한편 '프로듀스101'은 국내 46개 기획사에서 모인 101명의 여자 연습생들이 참가한 초대형 프로젝트. 연습생들은 3개월 간의 미션, 트레이닝 과정에 임하고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은 최종 11명은 방송 직후 데뷔하게 된다. / nyc@osen.co.kr
[사진] '프로듀스101'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