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행한 두 편의 영화로 충무로 최고의 대세로 떠오른 배우 유아인과 강동원이 처음 극장에서 맞붙는다. 강동원이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으로 설연휴 극장가를 사로잡은 가운데, 오는 17일 유아인은 첫 로맨틱코미디 ‘좋아해줘’(감독 박현진)를 선보이게 됐다. 이른바 '넘사벽' 대세의 첫 스크린 대결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각각 데뷔 13년차, 14년차 연기경력을 쌓은 두 사람은 연기력과 외모를 동시에 갖춘 흔치 않은 30대 남자 배우들이다. 이들은 1년의 차이를 두고 TV 드라마로 데뷔했다. 유아인은 지난 2004년 ‘반올림’으로, 강동원은 2003년 ‘위풍당당 그녀’로 시청자들에게 처음 얼굴을 비쳤다. 이후 스크린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유아인은 2006년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통해, 강동원은 2004년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통해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처럼 묘하게 닮은 듯 다른 두 배우의 연기 행보를 살펴보자.
◇유아인과 강동원의 묘한 공통점들
1. 최근 떠오른 대세
유아인과 강동원은 최근 출연한 두 편의 영화가 모두 흥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아인의 최근작은 ‘베테랑’과 ‘사도’다. ‘베테랑’은 지난해 평단과 관객들의 입맛을 모두 사로잡은 영화로 무려 1341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유아인은 역대급 악역인 재벌3세 조태오를 살벌하게 연기하며 “어이가 없네” 등의 명대사를 남겼다. ‘사도’에서는 전혀 다른 캐릭터인 비운의 왕세자인 사도세자를 연기하며 6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강동원 역시 최근 두 편의 영화인 ‘검은사제들’과 ‘검사외전’으로 파괴적인 흥행력을 갖춘 배우로 인정받았다. 특히 ‘검은사제들’은 11월 초라는 극장가 비수기와 엑소시즘이라는 비주류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고 544만 명의 관객을 동원, ‘강동원 신드롬’을 입증한 작품이다. 이 기세를 몰아 황정민과 호흡을 맞춘 ‘검사외전’은 설연휴 기간에만 5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현재(13일 오전) 7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뭘 해도 되는 대세배우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 소처럼 일하는 다작 배우
두 사람은 소처럼 일하는 다작 배우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유아인은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쉬지 않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3년만 보더라도 ‘우아한 거짓말’(2014), ‘베테랑’(2015), ‘사도’(2015), ‘좋아해줘’(2016)를 비롯해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까지 영화와 드라마를 병행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영화가 없던 2010년과 2012년에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패션왕’에 출연하며 ‘열일’했다.
강동원은 이제야 ‘소동원’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 억울할 정도로 작품을 많이 하던 배우 중 하나다. 역시 최근 3년만 봐도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두근두근 내 인생’(2014), ‘검은 사제들’(2015), ‘검사외전’(2016)까지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어 ‘가려진 시간’, ‘마스터’까지 차기작도 준비된 ‘열일’하는 배우다.
3. 남남 케미에 강하다
최근 연예계에 핫 키워드로 자리 잡은 남남 케미스트리(조합)는 유아인과 강동원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특히나 영화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연기파 배우들과의 호흡은 따라갈 자가 없을 정도. 유아인은 ‘사도’에서는 송강호와 비극적인 부자 연기로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혔고, ‘베테랑’에서는 황정민과 쫓고 쫓기는 긴장감을 선사, ‘완득이’에서는 김윤석과 호흡을 맞췄다.
강동원 역시 ‘검사외전’에서는 황정민과 톰과 제리 같은 호흡을 보여줬으며, ‘검은 사제들’에서는 김윤석과, ‘의형제’에서는 송강호와 호흡을 맞추며 남남 케미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들로 하여금 연기파 배우와 핫스타의 남남 조합은 통한다는 공식을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유아인과 강동원의 묘한 차이점들
1. 드라마를 한다 vs 안한다
유아인과 강동원 두 사람의 차이점 역시 존재한다. 바로 TV 드라마 출연이다. 유아인은 지난 2004년 ‘반올림’을 시작으로 ‘최강칠우’, ‘결혼 못하는 남자’, ‘성균관 스캔들’, ‘패션왕’, ‘장옥정, 사랑에 살다’, ‘밀회’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육룡이 나르샤’까지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해왔다.
반면 2003년 ‘위풍당당 그녀’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강동원은 2004년 이후 TV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다. ‘검은 사제들’ 개봉을 앞두고 출연한 JTBC ‘뉴스룸’이 그가 11년 만에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아 좀처럼 TV에서 볼 수 없었던 그였기에 더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영화의 흥행을 이끄는데도 한몫했다.
2. 로맨스 영화를 했다 vs 안했다
로맨스/멜로 영화에서도 차이점을 보인다. 강동원은 ‘늑대의 유혹’(2004),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와 같은 로맨스/멜로 장르에 출연했다. 특히나 ‘늑대의 유혹’을 통해 보여줬던 우산신 등 로맨틱한 장면은 여심을 사로잡으며 여전히 멜로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반면 유아인은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밀회’ 등에서는 멜로 연기를 펼쳤지만 영화에서는 멜로 연기를 보여준 적이 없다. 이번에 개봉하는 ‘좋아해줘’는 유아인이 처음으로 선택한 로맨스 영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소재로 한 영화로 유아인의 첫 로코라는 점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영화에서 유아인은 한류스타 노진우 역으로 분해 평소 이상형으로 꼽아왔던 이미연과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귀여운 허세남으로 변신, 여심을 노린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베테랑', '검사외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