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1위는 특별하다. 중소기획사에서 만든 아이돌, 이른바 ‘중소돌’들의 맹활약은 대중들에게 묘한 쾌감을 선사하기 마련. 대형기획사 소속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현 가요 시장에서 ‘실력은 통한다’, ‘매력은 통한다’는 것을 제대로 입증해내며 대중으로부터 더욱 더 뜨거운 응원을 받고 있다.
‘흙수저’의 성공 신화가 많은 이들의 귀감을 사듯 여자친구의 대박 행진 역시 큰 환영을 받는다. 녹록치 않은 현실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신데렐라’ 같은 ‘드라마’가 비춰지며 응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
불공평한 사회에 ‘사이다’스러운 한 방을 먹여준 여자친구는 대중이 찾던 유리구두의 주인공이었다. 신데렐라와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면 탄탄한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일 테다.
대형기획사의 신인 팀들은 비교적 방송 진출이 수월한 것이 사실. 게다가 선배 그룹들이 이미 길을 다져놨고, 이미 유명한 회사의 이름은 브랜드가 돼 데뷔부터 관심을 받는다. 대규모 프로모션이 따라붙는 것 역시 그들이 누리는 ‘혜택’ 중 하나이다.
하지만 ‘중소돌’의 경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고사하고 음악방송 한 번 출연하기도 녹록치가 않다. 이런 상황들은 최근 ‘금수저’ ‘흙수저’를 논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린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은 인정 할 수밖에 없지만 억울함으로 다가오기 마련. 이에 ‘중소돌’들의 맹위는 묘한 쾌감을 선사하고 자연스럽게 응원을 부르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팀이 걸그룹 여자친구다. 쏘스뮤직이라는 신생기획사에서 어렵사리 내놓은 이 팀은 초대박을 치고 있다. 지난해 데뷔해 두 장의 앨범으로 한 해 3개의 신인상을 휩쓸었고, 지난달 25일 발매한 3번째 미니앨범 ‘스노우플레이크’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는 첫 주에 음악방송 4관왕을 달성했다. 발매 2주가 지난 13일 현재(오전 10시 기준)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도 ‘올킬’ 중이다.
데뷔 1년 만에 음악방송 1위를 휩쓸고 있다는 점도 놀랍다. 지난 2일 케이블채널 SBS MTV '더쇼'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후, MBC뮤직 '쇼! 챔피언',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2주 연속, KBS 2TV '뮤직뱅크' 역시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벌써 7관왕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독보적인 팀 칼라로 팬덤을 단단하게 구축해나가고 있다는 것. 이는 걸그룹이 롱런하기 위해 갖춰야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여자친구의 경우 ‘파워 청순’이라는 색깔로 자신들만의 시장을 구축하고 선도해나가면서 팬층을 꾸준하게 늘려오고 있다. 여리여리한 듯하면서도 당차고 에너지 넘치는 매력이 신선하게 어필된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 업계의 분석.
‘유리구슬’로 데뷔, 대중이 찾던 유리구두의 주인공으로 거듭난 여자친구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joonamana@osen.co.kr
[사진] 쏘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