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연금술사' 김수현 작가가 '그래 그런거야'로 안방 시청자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집필하는 가족극마다 대박 시청률을 터트릴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메시지를 안겨왔던 김수현 작가인만틈 이번 '그래 그런거야'를 향한 관심과 기대 역시 상당하다.
13일 첫방송되는 SBS 주말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품어줄 정통 가족 드라마로, 3대에 걸친 대가족 속에서 펼쳐지는 갈등과 화해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경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린다.
그런데 방송이 되기도 전부터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라는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급변하는 요즘 시대에 대다수의 가정이 아파트에 살고, 1인 가구들이 즐비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3대가 사는 가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1990년대만 해도, 할머니, 할아버지,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 3대가 모두 함께 한 집에서 사는 가정이 그리 드물지는 않았다. 며느리 입장에서는 대가족 식구의 밥을 하고 빨래와 청소를 해대며 힘든 시집살이를 견뎌내야 하는 것이 고역이겠지만, 대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긍정적인 요소가 훨씬 많았다.
간혹 어떤 며느리들은 시어머니와 함께 늙어다며 친정 어머니와 같은 정을 쌓았다고 한다. 또 손자 손녀들은 어릴 때 조부모로부터 받은 무한 애정이 삶의 힘이 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가족은 그 자체로 힘이 되고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
이 '그래 그런거야' 속 대가족도 마찬가지. 이 드라마 속에는 지금껏 우리가 흔히 봐왔던 고부갈등이 전혀 없다. 살인, 폐륜, 복수 등과 같은 막장 소재도 없다. 다만 현실에 반드시 있을 법한 인물 구성과 고민들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포부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이름만 들어도 가슴 뭉클해지는 가족을 바탕으로 한다.
이순재가 연기할 은퇴 뒤 노인의 고민, 취업을 하지 않고 여행만 하겠다는 아들을 둔 엄마 김해숙의 고민, 자식 낳기를 거부하는 남편과 결국 이혼하는 윤소이 등 이 드라마에는 요즘 우리 사회의 이슈가 대거 등장한다. 이 크고 작은 고민들이 가족의 무한 사랑으로 따뜻하게 극복되는 과정은 시청자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는 곧 치유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개연성 있는 극 전개는 좋은 드라마가 가져야 할 첫 번째 조건이다. 그리고 재미와 감동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가 꿈꾸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삶의 지혜가 반드시 묻어나야 한다는 것. 그런 점에서 김수현 작가의 가족극 '그래, 그런거야'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꼭 봐야 하는 '좋은 드라마'임에 틀림없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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