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특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당장이라도 수화기를 들어 할머니께 안부 전화를 드리고 싶게 만든다. 늘 아낌없이 퍼주는 할매의 사랑. 하지만 그간 할매에게 무심했던 출연자들은 미안한 마음이 범벅돼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한 세대를 넘은 할매와 손주 손녀들은 에피소드는 웃음과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13일 방송된 ‘우리할매’ 방송에서는 이태임, 박나래, 이이경이 각자의 할머니를 찾아가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함께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이 그려졌다. 연예인이 아닌 ‘손녀’, ‘손자’로서의 진솔한 모습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늘 밝은 모습만 보여주는 개그우먼 박나래도 등장과 동시에 눈물을 보였다. 이날 그는 제작진과의 미팅에서 “할머니를 정말 좋아한다. 엄마가 2명인 느낌인 거 같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장남이시고.. 그게 보인다. 절 보면서 자꾸 아버지 생각하시고..”라며 눈물을 흘렸다.
할머니 댁을 찾은 박나래는 할매의 소원을 버킷리스트로 작성했다. “너희들만 잘살면 된다”고 말했던 할매는 이어 ‘제주도로 4박5일 가족 여행을 가서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을 제안했고, 또 한 가지로 “나래 시집가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나래의 할매는 그의 일터인 ‘코미디 빅리그’를 찾아 흥미로운 장면을 대거 연출했다. 프로그램에서 늘 박나래를 괴롭혔던 PD와 개그맨 이진호와 만났고, 응징하며 멱살을 잡아 웃음을 샀다.
이이경은 “무늬만 손자였던 거 같다. 할머니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유독 흥이 많았던 이경의 할매는 이경과 함께 흥미로운 장면들을 대거 연출했다. 집에 노래방 기계를 사놓을 정도로 흥이 많은 할매는 즉흥에서 노래를 만들어 불러주기도.
하지만 결국 이경도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며 건넨 할머니의 따뜻한 위로에 “내가 우리 가족 속 썩이는 아들 손자”라며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태임은 “예능이라서 (출연이) 힘들지 않을까 고민했었다. 생각해보니, ‘가족’ 얘기더라. 가족 얘기는 숨길 수도 없고, 가식이 있을수도 없지 않느냐…그래서 출연하게 됐다”며, “사실, 잘 할 수 있을지, 진심이 전달 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솔직한 출연소감을 밝혔다.
이태임은 ‘딸’을 ‘달’로 적을 정도로 서툴게 써내려간 외할머니의 버킷리스트를 한참을 들여다보며 먹먹해 했다. 딸과 손녀와 함께 일본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태임 할매’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태임은 일본으로 떠나는 기내에서부터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기내방송을 통해 외할머니와 엄마에게 속마음을 전하며 뭉클함을 안긴 것.
한편 ‘연예인’이란 타이틀을 잠시 내려두고, ‘손녀’, ‘손자’로서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줄 박나래, 이태임, 이이경의 진솔하고 소박한 매력이 전해질 ‘우리할매’는 금일 밤 9시45분에 첫 방송 됐으며, 오는 20일 한 차례 더 방송 된다./joonamana@osen.co.kr
[사진] '우리할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