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이 잽으로 몰며 정신을 빼놨고, 김혜수가 시원한 어퍼컷 한 방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두 사람이 부조리한 사회에 날린 시원한 펀치에 시청자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답답한 전개 없는 통쾌함이 묘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도.
특히 김혜수의 활약이 눈부셨다. 납치 될 위기에 쳐한 증인을 구해내 범인 앞에 내려다 놓는 수현 캐릭터의 활약이 일단 시원함을 선사했고, 이를 연기하는 김혜수의 모습은 압도적인 놀라움을 자아냈다. 주차장 바닥에 뒹굴고 차 유리 전면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강도 높은 액션연기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 낸 것. 그의 투혼과 연기력에 박수 받아 마땅했다는 호응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훈과 김혜수와 맞서고 있던 용의자 이동하(한세규)가 부조리의 표본이라는 점 역시 두 사람의 활약에 통쾌함을 더했다. 망나니 같은 삶을 살았음에도 사회 지도층의 자녀이기에 형을 감면 받는 등의 특혜를 받았다. 이에 모든 시청자들의 그의 몰락을 바라고 있었을 터. 김혜수는 이를 깔끔하고 시원하게 해결하면서 호응을 더했다.
드라마 전개 자체가 거침없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tvN 금토 드라마 '시그널(연출 김원석, 극본 김은희)' 8화에서는 차수현(김혜수 분)과 박해영(이제훈 분)이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신다혜(이은우 분)를 찾아내 살인범 한세규(이동하 분)을 검거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두 사람은 한 남성에서 20년 전 사망신고 된 신다혜(이은우 분)가 아직 살아있다는 제보를 듣고 수사에 착수했다. 20년 전 ‘대도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두 사람은 결국 신다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의 꼬리를 밟은 사람이 차수현(김혜수)이었다그는 신다혜의 어머니가 장기이식을 수술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알고 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수술을 마친 신다혜를 만났다. 그는 ‘김지희’라는 이름으로 살아오고 있었다.
살아있던 신다혜를 통해 ‘대도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다. 당시 한세규(이동하 분)는 자신의 성관계동영상이 퍼지는 것과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친구들의 집을 터는 범행을 저질렀다. 그에게 시달리던 신다혜는 그가 훔친 물건들을 다시 훔쳐 달아났던 것이다. 이후 한세규는 복수를 위해 신다혜를 찾아서 죽였는데, 그 인물이 신다혜가 아닌 그의 친구 김지희였던 것. 이후 진짜 신다혜는 김지희로 살겠다고 결심하고 20년을 숨어 살았던 것이다.
수현은 증거로 당시 살인 현장이 녹음된 테이프를 확보해 한세규 변호사의 소환조사를 상부에 요청했다. 결국 한세규는 소환 조사에 응한다. 그는 조사 과정 중 "그 목소리는 내가 맞다. 하지만 내가 신다혜를 죽였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테이프가 20년 전 신다혜의 집에서 발견됐다는 근거가 있느냐"며 오히려 맞불을 놨다. 이제훈은 “입증할 수 있다. 녹취 파일이 이뿐만이 아니거든”이라고 맞섰다. 녹음된 테이프에 신다혜의 약혼자가 집에 초인종을 누르며 그를 찾는 음성이 담겨 있었던 것.
취조실에서 해영이 한세규를 압박하고 있는 동안 수현은 증인 보호에 애쓴다. 김범주 국장(장현성 분)은 한세규의 편이었다. 그는 한세규가 맞불을 놓는 사이 증인인 신다혜를 납치하려한다. 하지만 뒤를 쫓은 해영이 격렬한 싸움 끝에 신다혜를 구출한다. 이 격투신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김혜수는 맞기도 많이 얻어맞고, 때리기도 잘 때렸다. 누가봐도 여자로서 쉽지 않았을 장면인데 멋지게 소화해낸다.
제대로 된 어퍼컷은 이 다음 장면에서 터진다. 김혜수는 어렵게 취조실로 증인인 신다혜를 데리고 왔는데 이 것이 결정적이었다. 자신이 죽인 사람이 신다혜가 아닌 김지희였다는 것을 몰랐던 한세규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신다혜에게 “너는 내가 분명히 죽였는데”라고 말하며 자백을 해버린다. 결국 그는 그렇게 검거됐다.
한편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무전으로 그 시절과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joonamana@osen.co.kr
[사진] '시그널'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