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딸이 아버지에게 노래한다. 가수 린이 ‘불후의 명곡 전설의 노래하다’에서 딸의 결혼식에서 느끼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최백호의 ‘애비’를 노래했다. 결혼 2년차가 된 린은 실제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 이 노래를 많이 들었다고. 실제 경험이 더해져 거짓이 아닌 진실의 감정으로 노래한 까닭에 결혼을 한 딸도, 하지 않은 딸도 모두가 함께 찡해진 순간이었다.
1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에서는 최백호 편으로 꾸며진 가운데 남상일, 박기영, 스윗소로우, 린, 손준호, 레이지본, 김보경이 대결을 펼쳤다.
이날 대결은 유난히 치열했다. 손준호가 이끄는 성악 트리오 와이(Y)가 2연승을 가져가면서 빠르게 승기를 잡는 듯하다가 이어진 무대에서 계속 우승후보가 바뀌었다. 김보경, 스윗소로우, 레이지본, 린이 모두 1승을 거둔 것. 결국 마지막 주자였던 린이 최백호 편의 최종 우승자가 됐다.
이처럼 린이 마지막 437표라는 고득점을 받으며 최종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노래에 딸의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린은 노래를 부르다 진짜 감정을 쏟아냈다. 함께 무대를 지켜보던 출연진도 린의 모습을 보며 진짜 표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래 그래 그래 너무 예쁘다 / 새하얀 드레스에 내 딸 모습이 / 잘 살아야한다 행복해야 한다 / 애비 소원은 그것뿐이다’는 가사는 모든 딸들을 울릴 수밖에 없었다. 한 아버지의 딸인 린도 울었고, 관객들도 울었고, 대기실에 있던 출연진들도 울었다. 무대에서 내려온 린은 “결혼식에서 아빠 얼굴이 떠올랐다. 행복해하셨는데 속엔 어떤 마음이 있었을까 생각했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2년 만에 ‘불후의 명곡’에 돌아온 린이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심금을 울리는 무언가가 존재했다. 이번 ‘애비’ 무대는 린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도와는 별개로 그녀의 능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음을 확실히 보여준 무대였다. 오늘만큼은 아버지에게 마음을 표현할 용기가 생기는 순간이다.
한편 ‘불후의 명곡’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5분 방송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