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을 받는 걸까. 불효자식의 아이콘 ‘부탁해요, 엄마’ 오민석이 어머니 고두심의 시한부 사실을 알고 죄책감에 실어증에 걸렸다. 아내의 편만 들고 어머니에게 매일같이 폭언을 일삼던 그는 심지어 “죽을 걸 그랬다”는 말까지 내뱉었던 바. 매주 시청자들의 혈압을 올렸던 그에게 변화가 생겼다.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에서는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희생하던 산옥(고두심 분)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산옥은 변호사로 키워낸 장남 형규(오민석 분)를 특히 애지중지했던 바. 이로 인해 진애(유진 분), 형순(차태준 분)은 늘 불만이 많았다.
항상 곁에 있다는 것 그리고 항상 내 편이 되줄 거라는 믿음을 단 한 번도 깬 적이 없는 엄마이기 때문에 몰랐다. 엄마가 언젠가 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산옥은 암에 걸렸고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몸이 병들어가고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차마 알리지 못했다. 마음 아파하는 걸 보기 싫었기 때문.
지난 13일 오후 방송분에서는 산옥이 딸 유진에게 시한부 사실을 알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이보다 조금 앞서 이 사실을 알게 된 형규는 과거 자신의 철없던 행동을 후회하며 괴로워했다.
이에 그러게 있을 때 잘하지 그랬냐는 말이 절로 나온 것이 사실이다. 평생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운영해온 반찬가게를 가리켜 “그깟 반찬가게”라고 칭했던 형규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지 않은가. 특히나 자신의 아내 혜주(손여은 분)과 관련된 일이라면 우선 산옥을 의심하고 몰아붙이기만 했던 그이다.
그래서 돌연 실어증에 걸려버린 형규의 모습이 안쓰럽기보다는 과거 행동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리게 했다. 형규는 이제야 ‘어머니한테 잘못했던 게 너무너무 후회가 된다. 되돌릴 수 없겠지?’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물론 종영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희대의 불효자 형규에게 죄를 뉘우칠 시간을 주고, 시청자들의 속을 풀어줄 강력한 페널티가 필요했기 때문도 있다. 그래서 형규는 극단적인 벌로 실어증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아마 실어증을 앓게 된 형규는 어머니 앞에서 “잘못했습니다”라는 말을 처음으로 하며 용서를 구하지 않을까. 폭언을 일삼은 죄로 말을 잃어버린 형규가 어머니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장면이 시급하다.
한편 ‘부탁해요, 엄마’는 오는 14일 오후 7시 50분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부탁해요 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