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금사월’에는 호구 캐릭터들이 차고 넘친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만 잘해주는 백진희, 박세영의 모든 범죄 사실을 알고도 질문만 하는 도상우, 신었던 신발을 샀던 곳에서 환불하거나 경찰서 앞에서 사람을 치는 윤현민까지 정상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캐릭터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MBC 주말드라마 ‘내딸금사월’에서 최고의 호구는 역시 금사월(백진희 분)이다. 드라마 시작부터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최선을 다했다. 적어도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그 성격이 유지되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 천사 같고 바다와 같은 이해심을 가진 금사월이 친엄마인 신득예(전인화 분)의 마음만은 끝까지 외면하는 것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자신의 원수나 마찬가지인 강만후(손창민 분)의 어머니인 소국자(박원숙 분)와 최마리(김희정 분)에게는 꼬박꼬박 존대를 하며 챙겨주는 모습도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주세훈(도상우 분)도 금사월 못지않은 ‘호구력’을 뽐내고 있다. 주세훈은 오혜상이 저지른 모든 범죄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혜상의 곁을 맴돌며 범죄 사실을 알고 있다는 암시만 주고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 입으로는 오혜상을 싫어하지만 실제로는 오혜상을 돕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검사라고 하기에도 허술한 면이 많다. 특히 아내인 오혜상이 용의자인 사건을 맡겠다고 하는 것도 법상으로 위반된다. 대한민국 검사의 품위를 상하게 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강찬빈(윤현민 분)도 상식 바깥의 행동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머물 곳도 밥 사 먹을 돈도 없이 무일푼인 가족에게 무작정 거리로 나오라고 강요하거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기업 경영에도 참여했던 재벌 2세가 신었던 신발을 중고장터가 아닌 가게에서 환불하려는 몰상식한 행동을 하고 있다.
특히 강찬빈이 자신이 정정당당하게 대리운전비를 받기 위해 찾아간 경찰서 앞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애초에 싸움이 시작됐던 아파트에서 싸움을 했다면 이해가 된다. 그러나 화를 억누르고 찾아간 경찰서에서 갑자기 사람을 때린 것은 경찰서에 체포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다.
조연들도 아니고 드라마를 끌고 나가야 하는 주연들이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을 계속하기에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분노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내딸금사월’의 시청률은 34.9%를 기록하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 드라마의 흥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pps2014@osen.co.kr
[사진] '내딸금사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