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곳곳에 강동원이 가득하다. ‘못친소 시즌2’ 특집이 외모지상주의를 유쾌하게 뒤트는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콩깍지를 씌웠다. 사회적인 통념상 잘생긴 외모는 아니더라도, 매력이 넘친다는 것을 이 특집이 보여준 것. 자세히 봤더니 정말 매력적인 남자 스타들이 어느 순간 강동원만큼 멋있게 보인다면 이미 당신은 ‘무한도전’에게 영업을 당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무한도전’의 ‘못친소 시즌2’ 특집 2탄은 못생겼다는 이유로 소환된 12명의 스타들이 화장과 꾸밈 머리를 씻어내고 좀 더 못생긴 민낯을 드러내거나 웃긴 잠옷을 입고 패션쇼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못생긴 친구를 소개한다는 구성인 ‘못친소 시즌2’는 흔히 말하는 미남의 기준에서 다소 멀지만 매력적인 스타들이 한가득했다.
자꾸 보다 보니 총총 걷는 것조차 귀여운 우현, 웃는 게 참 순수한 남자 이봉주, 자신은 못생기지 않았다고 발끈하는 모습이 웃긴 이천수, 당황할 때마다 움츠려드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김희원, 머리를 감고 나니 못 알아보겠어서 더 매력적인 하상욱 등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서로의 못생긴 얼굴을 품평하고 장난스럽게 농담을 하면서도 이 특집의 분위기는 유쾌하고 따스했다.
어떻게 보면 외모를 비하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잘 다듬어놓은 듯한 조각상보다 어딘지 구멍이 많지만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진짜 명품들이 쏟아졌다. 서로 못난이라고 놀리고, 자신은 못생기지 않았다고 항변해도 들어주는 이 없지만 이 특집이 외모 비하 논란으로 크게 번지지 않고 오히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는 호평이 더 많은 것도 여기에 있다. 여기저기에서 서로 잘생긴 얼굴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외모 외의 매력적인 부분을 부각하는 장치들이 쏟아지기 때문.
외모가 아닌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만드는 보석 발견의 재미가 있기에 바로 ‘못친소’가 4년 만에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미 4년 전 조정치, 하림, 김범수 등 매력적인 남자들을 안방극장에 소개했던 이 특집은 또 다시 매력의 기준을 외모에서만 찾지 않게 이끌고 있다. 그래서 대놓고 외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도, 못생겼다고 살벌하게 지적을 해도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유재석을 비롯한 ‘무한도전’ 멤버들이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과 월드컵보다 중요한 특집이라고 강조하는 게 전혀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 특집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깔린 외모지상주의에 지친 많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기고 있다. 빵빵 터지는 입담이 웃기기도 하지만, 이들이 외모를 떠나 축제를 즐기는 모습에서 위로와 안심을 느끼기 때문. 얼굴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못친소 시즌2'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못친소 시즌2’는 스타들을 초대하는 영상에서 시인 나태주의 ‘풀꽃’ 속 구절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를 인용했다. 정말 자세히 뜯어보다보니 예쁘고, 그래서 더 오래도록 예쁜 ‘풀꽃’처럼 ‘못생겼는데 매력적인’ 일명 ‘못매남’들에게 점점 중독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