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이 지난해 말, 데뷔 7개월 만에 가진 첫 단독 콘서트 규모는 800석이었다. 하지만 팬들은 "왜 이렇게 좁은 데서 하냐"며 시위하듯 단숨에 매진행렬을 이끌었다. 그래서 세븐틴은 앙코르 콘서트의 규모를 4배 이상 키웠다. 이 역시 티켓 오픈 5분 만에 완전히 동났다. 세븐틴이 다음에 서게 될 무대는 어디일까?
세븐틴은 1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라이크 세븐틴-보이즈 위시 콘서트' 개최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큰 사랑을 받아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앙코르 공연까지 준비했다. 2016년 시작을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앙코르 콘서트로 열게 돼 기쁘다. 올해 시작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데뷔곡 '아낀다'에 이어 '만세'까지 연달아 히트시킨 세븐틴은 단숨에 '괴물 신인'으로 떠올랐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24~26일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800석 규모의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때 현장에 가진 못한 팬들의 아우성은 커져갔다. 팬들을 위해 세븐틴은 3700석 규모의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겨 13~14일 이틀간 앙코르 공연을 마련했다.
멤버들은 "이렇게 많은 관객석을 우리가 채울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13일 첫 번째 앙코르 공연에서 소름이 돋았다. 3천 명 이상의 팬들 앞에 서는 건 처음이었는데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됐다.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앙코르 콘서트 티켓 예매 오픈 당시 5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첫 번째 단독 콘서트에서부터 '공연돌'로 인정받은 세븐틴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3명이 각각 힙합, 보컬, 퍼포먼스 세 개의 유닛으로 구성돼 있어 다채로운 볼거리를 쉴 새 없이 쏟아낸 까닭에 '믿고 보는 신인의 콘서트'라는 평이 자자하다.
14일 콘서트에서도 마찬가지. 정한, 우지, 도겸, 조슈아, 승관의 보컬 팀은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마이 에브리싱', '월간 윤종신' 2월호 '초콜릿', YB의 '나는 나비' 등으로 가창력을 뽐냈다. 달콤하면서 호소력 짙은 감성 보컬로 소녀 팬들의 심장을 어루만졌다.
퍼포먼스 유닛 디에잇, 준, 디노, 호시는 서태지와아이들의 '환상속의 그대', 레드벨벳의 '덤덤' 등 커버송 무대로 센스를 발휘했다. 그야말로 눈과 귀가 즐거운 무대의 향연이었다. 네 사람의 환상적인 호흡과 현란한 퍼포먼스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원우, 버논, 민규 ,에스쿱스의 힙합 팀도 질 수 없었다. '빌리브 미', '블랙 스킨헤드', '보스', '아예', '표정관리', '끝이 안 보여' 등 여러 가지 무대를 펼치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이들의 팔색조 매력에 팬들은 의심할 나위 없이 빠져들었다.
여기에 멤버별 솔로 무대에 '완전체' 퍼포먼스까지 완벽했다. 3천 명이 넘는 공연은 처음이라는 멤버들이었지만 물 만난 고기였다. 넓은 공연장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현장을 압도했고 팬들과 한 명씩 눈을 맞추며 소통했다.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은 세븐틴에게 결코 큰 무대가 아니었다.
이쯤 되니 세븐틴이 다음에 설 공연장이 저절로 기대가 된다. 800석에서 3700석으로 껑충 뛰었으니 이젠 1만 석 이상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믿고 보는 '공연돌'의 탄생. 세븐틴에게 그곳은 곧 실현될 꿈의 무대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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