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코미디의 교과서를 보는 듯하다. 영화 ‘좋아해줘’(감독 박현진)를 통해 찰떡호흡을 선보인 배우 김주혁과 최지우다. 스크린에는 벌써부터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것 같다.
‘좋아해줘’는 대책 없이 ‘좋아요’를 누르다가 진짜 좋아져 버린 내 생애 가장 설레는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영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사랑을 속삭이는 매개체 중 하나로 사용하는 요즘 세대의 신(新) 연애방식을 담았다.
이 영화에서 김주혁은 사랑을 잃은 ‘오지라퍼’ 셰프 정성찬 역을 맡았고, 최지우는 까칠해 보이지만 허술해 사기로 집을 잃은 스튜어디스 함주란 역을 연기했다. 성찬과 주란은 좋지 못한 첫 만남 이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기면서 한 집에서 살게 된다. 이 커플이 설레는 이유는 일상 속에서 스며듦에 있다. 성찬은 주란의 연애를 도우며 티격태격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의 감정을 쌓게 된 것. 자연스럽게 성찬에게 물든 것은 주란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이유로 성찬과 주란 커플을 로맨틱코미디의 정석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원래 티격태격하며 쌓은 정이 가장 무섭다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버린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된다.
무엇보다 이를 연기한 김주혁과 최지우의 연기가 캐릭터들의 코믹함과 설렘을 넘나드는 케미스트리(조합)를 완성했다. 그 비결은 김주혁의 쏟아지는 애드리브, 제대로 망가진 최지우의 사랑스러움에 있다. 김주혁은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 고정 멤버로 활약했던 만큼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입담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빵빵’ 터트리기에 충분하다.
이에 질세라 최지우는 데뷔 후 처음으로 작품에서 막춤을 추고 탬버린을 목에 끼워넣는 코믹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 장면에 대해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들과 여태껏 봐왔던 춤들을 다 동원해서 췄다”고 설명한 바. tvN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과 ‘삼시세끼 정선편 시즌2’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더한 최지우 역시 온몸을 던져 제대로 웃음 사냥에 나선다.
이처럼 성찬과 주란은 영화 전체를 통틀어 ‘웃음’을 책임지는 커플. 또한 자연스러운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은 관객들도 편하게 웃고 즐길 수 있게 한다. 봄바람처럼 산뜻한 로맨틱코미디를 기대하던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충분하다.
한편 ‘좋아해줘’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좋아해줘' 스틸컷.